다시 필드에 선 윤이나 “그저 감사할 뿐”
여전히 호쾌한 드라이버샷 선보여
방신실은 2년 연속 컷탈락 ‘위기’
2022년 한국여자오픈에서 범한 오구플레이로 3년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가 절반 감경으로 필드에 다시 선 윤이나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라운드를 마쳤다.
윤이나는 4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 1년9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른 뒤 “저의 잘못으로 상처 입은 팬,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제가 다시 골프선수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신 데 감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요란한 찬반 논란을 빚었던 2022시즌 최장타자의 복귀전인 데다 지난해 드라이브 비거리 1·2위인 국가대표 후배 방신실, 황유민과의 동반플레이라 팬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긴장된 표정의 윤이나는 1번홀(파4)에서 갤러리를 향해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예전과 다름없는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그의 복귀를 반기는 열성팬들은 “굿샷”을 외쳤고, 우려했던 반대편 팬들의 야유나 함성은 없었다.
셋의 드라이버샷 장타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엇비슷했다. 첫 홀에서 방신실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티샷을 왼쪽 OB지역으로 보내는 바람에 3타를 잃고 시작했고 황유민은 버디를 낚아 희비가 갈렸다.
황유민은 장타에 정교한 아이언샷(그린적중률 88.8%)으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고 선두 최가빈(7언더파 65타)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했다. 공식 비거리 측정 홀(11번)에서 황유민은 270야드를 날려 262~263야드를 보낸 동반자들보다 앞섰다.
윤이나는 2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했으나 이후 버디 3개를 더하고 2언더파 70타, 공동 19위로 마쳤다. 9번홀에선 티샷이 카트지붕을 맞고 나무다리를 건너 그린 근처까지 굴러가는 행운 속에 버디를 낚기도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윤이나는 “라운드 내내 잔디를 밟고 걸으며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었다”면서 “징계 기간 동안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 걱정할 때 힘이 돼주신 팬들께 감사하다”며 울먹였다.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고, 정직하고 모범적인 선수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지난달 싱가포르, 태국에서 치른 대회에서 준우승, 공동 4위에 올랐던 방신실은 끝내 3오버파 75타(공동 95위)로 마쳐 2년 연속 이 대회 컷탈락을 걱정하게 됐다.
3년8개월 만에 국내대회에 출전한 베테랑 신지애는 여러 차례 버디 퍼트를 아깝게 놓치고 파 행진을 벌이다 15번, 17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우승 퍼트를 넣은 양 기뻐했다. 2005년 KLPGA 데뷔 후 21승을 거둔 신지애는 지금껏 한 번도 국내에서 컷탈락을 당한 적이 없다.
노승희가 공동 2위로 출발했고, 박현경 등 6명이 공동 4위(4언더파 68타)에 포진해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서귀포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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