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 "출연료 아무리 높아도 작품성 낮으면 검토도 안 해" [종합]

조윤선 2024. 4. 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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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박신양이 갑상선 항진증 때문에 말을 못 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4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사선녀가 박신양의 첫 개인전이 열린 미술관에 방문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안문숙은 박신양과 드라마 '싸인'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며 친분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얼굴이 많이 초췌해보인다. 핼쑥해졌다"고 걱정했다. 그러자 박원숙은 "얼굴이 많이 순해졌다. 드라마에서는 소금기가 빡빡했는데 지금은 순두부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박신양은 "드라마에서는 긴장되고 예민한 역할을 주로 맡아서 그랬던 거 같다"며 웃었다.

박신양은 사선녀에게 직접 그린 작품들을 소개했다. '투우사 3' 그림을 소개한 그는 "연기하면서 몸도 다치고 아프면서 '이걸 왜 이렇게 열심히 했을까. 이게 내게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투우사는 매일 소하고 싸우는데 나도 뭔가 달려오는 소 같은 표현의 순간을 맞서고 상대해야 하는 일을 해왔다고 생각해서 투우사를 자주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박원숙은 "일 하면서 즐기지 못했던 거 같다. 짐을 무겁게 생각하고 목표가 너무 높았던 거 아니냐"고 물었고, 박신양은 "그런 거 같기도 하다.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안문숙은 "드라마 '싸인' 출연했을 당시 배우들이 모여서 대본 연습 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난 박신양 맞은편에 앉고 싶었다. 단지 이유는 박신양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라며 팬심을 드러냈다. 이어 "그때 다른 사람들은 대본 연습 시간에 맞춰서 자신의 캐릭터를 익혀왔는데 박신양만 쩔쩔매고 있더라. '대본을 안 봤다는 건가?' 싶었다"고 말했다.

박신양은 "그때 그러는 이유를 물어봐 주셨는데 오히려 그때 물어봐 주셔서 감사했다. 나는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다. 처음부터 아는 게 전부가 아닐 수 있으니 모른다고 생각하고 아주 천천히 접근해 가는 연습을 많이 했다. 안 그러면 되게 혼났다. 그게 습관이 들어서 그랬던 거 같다"며 "나는 슛해서 촬영하기 전까지는 모른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만의 연기 철학을 밝혔다.

한편 박신양은 매일 그림 작업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갈 때 어린 딸이 '어디가냐'고 하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 시절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내가 어느 정도로 아팠냐면 갑상선 항진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정말로 세 마디도 하기 힘들었다"며 "지금은 세 마디가 문장이 돼서 나오는데 그때는 세 마디가 안 나올 정도로 힘들어서 설명을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리고 내가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을 하는 건 요즘에 와서야 하는 거다. 처음에는 나도 (내가 뭘 하는 건지) 뭔지 몰랐다"며 최근에서야 답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박원숙은 "나도 그림에 관심이 많다. 캔버스에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그린 적이 있는데 그때 물감 냄새가 호흡기에 안 좋다는 걸 느꼈다. 혹시 그림 작업을 하면서 건강이 나빠졌던 건 아니냐"고 걱정했다. 박신양은 "물감과 물감 세척액이 너무 독하고 세다. 그것도 모르고 7년간 밤샘 그림 작업을 하니까 정말로 못 일어날 지경이 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독한 물감 때문에 쓰러진 적도 있다는 그는 "무조건 공기 좋은 곳에 가서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동에 작업실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날 박신양은 그림과 연기 중 선택하라는 말에 망설임 없이 "그림이 더 좋다. 아무리 좋은 영화, 드라마라고 할 지라도 누군가 만든 이야기지만 그림은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를 들은 안소영은 "배우 박신양과 작품 속에서 만나서 같이 연기하고 싶었는데 이제 배우 안 하겠다고 하니까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안소영의 돌발 발언에 졸지에 배우 은퇴를 하게 된 박신양은 "좋은 작품 들어오면 할 생각은 있지만 지금은 그림이 더 좋다는 이야기"라며 웃었다.

이날 박신양은 드라마 촬영장에 럭셔리 캠핑카를 다녔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드라마 하는데 98% 출연을 했다. 자꾸만 장면을 집어넣더라. 집에 못 갔다. 집에 갔다가는 피곤해서 졸려서 늦으니까 촬영장에서 자자 싶어서 캠핑카 생활을 했다. 1시간이라도 벌어서 찍고 그랬다. 대본이 안 나오면 캠핑카에서 자기도 했다. 그때 허리도 부상 입어서 틈만 나면 누워있어야 했다. 근데 캠핑카 생활이 덥고 춥고 시끄러웠다. 겉만 멋있었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또 박신양은 영화 '약속'의 명장면인 결혼 서약 장면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당시 큰 부담을 느꼈다는 그는 "영화 시작할 때부터 그 장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부담스럽게 생각했다. 그때 두 번 이상 찍으면 탈진할 거 같다고 생각해서 두 번만 연기할 수 있다고 미리 말씀드리고 찍었는데 진짜 두 번 찍고 탈진했다"고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박신양은 출연료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했다. 박원숙은 "고수하는 출연료 마지노선이 있냐"고 물었고, 박신양은 "출연료는 잘 모른다. 이 프로그램도 조금 준다고 했는데 그냥 매니저가 오케이한 거로 알고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러자 박원숙은 "작품은 좋지만 출연료가 적은 것과 작품성은 낮지만 출연료가 높은 것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냐"고 질문했고, 박신양은 "작품이 아니면 검토도 안 한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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