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만나는 하천에 거품 ‘둥둥’…세제 공장에서 무단 방류?

민소영 2024. 4. 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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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제주시 한 어촌마을 주민들이 바다로 이어진 하천에 정화되지 않은 폐수가 방류됐다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주민들은 인근 세제공장을 의심하고 있는데, 제주시가 현장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애월읍 하귀리 지역의 한 하천입니다.

내린 비로 불어난 하천 일부가 하얀 거품으로 뒤덮였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비가 내릴 때 인근 도로와 하천에 이 같은 거품이 발견된 게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하천 바로 옆 세제 공장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지난해 장마철에도 같은 문제로 제주시가 주의를 준 적이 있다는 겁니다.

[김운상/하귀1리 어촌계장 : "(업체가) 말을 안 들어요. 비 와도 우리가 와서 지켜보지 않으면 모르잖아요. 이렇게 현장 봐서야 그때 아니까."]

이 업체와 마을어장이 있는 바다까지는 200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 주민들은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수로 마을어장도 황폐화 됐다고 주장합니다.

[고인순/하귀1리 해녀 : "이리로 흘러간 냇물이, 어장이 여기가 제일 좋은 곳이에요. 우리가 한 달간 내내 작업해놓은 성게 다 죽어버렸죠. 해조류가 다 죽어버렸죠. 톳까지 소라까지 다 죽어버린 거예요."]

주민 신고로 출동한 제주시는 하천에서 '거품 물'을 채취해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원주희/제주시 환경지도과 : "고의, 과실 여부를 떠나서 일단은 공공수역으로 유출했을 경우에는, 그 부분은 조치 대상이 됩니다."]

해당 업체 측은 KBS와의 통화에서 감자와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식물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친환경세제를 제조하고 있다며, 유독성 물질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올봄에 예정된 공장 이전까지 세제가 하천으로 흘러내려 가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시는 성분 검사에서 특정 수질 유해물질이 검출되면, 자치경찰단에 고발 조치한다는 방침입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조하연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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