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축구소녀’ 등장, 미국이 들썩
A매치 데뷔 앞둔 요한네스
선수 출신 부친 아프리카계 미국인
네덜란드로 건너가 소년들과 축구
‘발군의 실력’ 명문 아약스에 입단
유럽 여자챔스리그 최연소 출전도
16세 소녀가 미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비공식적’ A매치 데뷔를 앞두고 있다. 미국 언론 등 여론은 “10대 소녀가 역사를 만들고 있다”며 그가 성인이 된 뒤에도 미국 국가대표팀을 선택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 여자축구계의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릴리 요한네스(17·아약스)다. 요한네스는 지난달 26일 미국 성인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현재 훈련 중이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요한네스는 2017년 소피아 스피스가 16세에 국가대표 캠프에 부름을 받은 이래 최연소”라고 전했다. 요한네스는 생일(6월12일)이 지나지 않아 아직 만 16세다.
요한네스는 10세 때 네덜란드 아약스로 이주한 뒤 동네 축구클럽에서 소녀가 아닌 소년들과 축구를 했다. 요한네스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애들과 함께 뛰는 건 엄청난 차이”라며 “내가 만일 미국에 있었다면 소녀들과만 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5세 때 아약스 구단과 2026년까지 3년짜리 프로 계약을 맺었다. 요한네스는 지난해 11월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에 역대 최연소로 데뷔했다.
요한네스는 아프리카 에리트레아계 미국인 부모 아래 세 자녀 중 막내이자 외동딸로 미국에서 태어났다. 그는 현재 에리트레아, 미국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 아버지 베쿠레트시온 게브레히오트는 1968년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 에리트레아가 아닌 에티오피아 국가대표로 출전해 골도 넣었다. 이후 정치적 불안감을 느껴 미국으로 이주했다.
요한네스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2023년부터 아약스에서 16경기를 뛰면서 4골을 넣었다.
잉글랜드 여자축구팀 첼시 에마 헤이스 감독은 “엄청난 재능을 갖고 있다”며 “16세 나이로 유럽 최고 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 것은 코치와 팀으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받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스 감독은 “좁은 공간의 압박에서 아주 잘 벗어나고 마지막 패스는 일품”이라고 덧붙였다. 아약스 동료 골키퍼 레지나 판 에이크는 “나는 종종 그가 16세라는 사실을 잊는다”고 말했다.
요한네스는 이번에 미국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르리라 예상된다. 미국은 6일 일본, 9일 캐나다 또는 브라질과 시빌리브스컵 경기를 치른다. 이번 경기는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을 받지 않은 친선대회여서 미국 국가대표로 뛰어도 향후 최종적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을 선택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미국 국가대표팀 트윌라 킬고어 임시 감독은 “요한네스가 이번 국가대표 선발을 받아들인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요한네스가 어떤 국적을 택할지는 물론 자신의 몫”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요한네스는 아직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뛸 자격은 없다”며 “네덜란드 국가대표팀도 요한네스를 원하고 요한네스도 네덜란드 시민권을 신청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요한네스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압박감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나는 그저 축구하는 걸 즐기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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