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역만리 브라질서 잠든 독립투사들, 국내로 모셔온다
내년 광복 80주년 맞아 유해 봉환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 안장돼 있는 독립유공자 김기주·한응규 지사의 유해가 광복 80주년인 내년 광복절을 계기로 국내로 봉환된다고 국가보훈부가 4일 밝혔다.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일본군에서 탈출한 후 광복군 총사령부 보충대에 입대해 독립운동을 했고, 한 지사는 광복군 제2지대 제3구대 강남분대에 입대해 정보 수집과 병력 모집 활동을 했다. 이들은 각각 1971년과 1972년 브라질로 이민을 갔고 김 지사는 2013년, 한 지사는 2003년 별세했다. 정부는 1990년 두 선생에게 애족장을 수여했다.
김 지사는 현재 브라질 상파울루 콩고나스 묘지에, 한 지사는 파라나주 쿠리치바시 이과수공원 묘지에 안장돼 있다. 두 지사의 유족이 유해 봉환 추진 의사를 밝힘에 따라 보훈부는 묘소 관리 상태를 직접 확인·점검하고 현지 공관과 세부적인 시기 및 절차 등을 협의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세계 각지에 안장된 독립유공자의 묘소 실태 등을 파악해온 보훈부가 남미 지역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로 봉환된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것으로 보인다.
보훈부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라오라시온 묘지에 안장된 광복군 출신 장덕기 지사의 묘소도 점검했다. 재아르헨티나 재향군인회 등과 협력해 정기적으로 참배하는 등 장 지사의 묘소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보훈부는 미국에 안장된 김재은·원대성·정성장 지사의 묘소도 실태조사를 했으며, 향후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유해 봉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훈부는 전 세계 18개국 총 346기의 독립유공자 묘소 실태를 파악했고 지금까지 11개국에서 독립유공자 유해 148위를 국내로 봉환했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지구 반대편에 안장되셨더라도 마지막 한 분까지 조국으로 모시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정부는 김기주·한응규 지사님이 꿈에 그리던 조국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실 수 있도록 예우를 다해 유해 봉환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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