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커머스 시장서 불붙은 ‘스트리밍 대전’
별풍선·광고 매출 수준이 아닌
인플루언서 기반 플랫폼 주목
구글의 ‘쿠키 제3자 제공 중단’
이용자 세부 데이터로 광고 가능
네이버 치지직과 아프리카TV의 ‘스트리밍 대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시장 철수를 선언한 트위치의 공백을 채우고 있는 두 스트리밍 플랫폼의 엎치락뒤치락 이용자 확보 경쟁에 관심이 모인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 확대와 맞물린 사업 확장성도 주목된다.
4일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3월 치지직 이용자 수는 216만명으로 아프리카TV (196만명)를 처음 넘어섰다.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후 올 2월 200만명을 돌파하며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 1위 등극을 예고했다.
치지직은 창작자들이 네이버 생태계와 연결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단단한 팬덤을 보유한 스트리머(BJ)를 확보하며 단기간에 트위치 이용자를 흡수했다. ‘침착맨’으로 알려진 웹툰 작가 이말년을 비롯해 ‘한동숙’ ‘양띵’ ‘풍월량’ 등이 치지직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아프리카TV 역시 ‘우왁굳’ ‘이세계아이돌’ ‘악어’ 등 유명 스트리머가 옮겨갔다. 현재 이용자 수는 비슷하더라도 체류 시간은 아프리카TV가 2배가량 많다.
나아가 업계에선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과 맞물려 스트리밍 플랫폼의 가치도 높아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라이브 커머스가 가장 발달한 중국의 주요 업체 3곳 중 2곳(틱톡, 콰이쇼유)이 콘텐츠 플랫폼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루언서 기반의 커머스가 보편화되기 시작하면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GMV)도 급격히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구독권·기부경제선물(별풍선)과 같은 플랫폼 매출과 광고 매출 등 현재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얘기다.
구글의 ‘쿠키(사용자 인터넷 정보) 제3자 제공 중단’ 결정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쿠키리스’ 시대가 오면 기존 온라인 광고는 맞춤형이 어려워지는 데 반해, 스트리밍 플랫폼은 세부적인 이용자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밀한 광고 집행이 가능하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영상 편집이 쉬워지고, 통·번역 AI 기술의 발전으로 해외 이용자 대상 방송의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중국 e커머스 업체의 공세로 네이버쇼핑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휩싸여 있다. 지난달 서비스를 개편한 쇼트폼 서비스 클립과 이달 중 공식 오픈하는 치지직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클립이나 치지직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네이버 셀러들의 상품을 영상으로 홍보하고, 판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나눠 갖는 새로운 커머스의 등장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프리카TV는 선정성, 사행성 등 부정적 이미지가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잠재력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유저는 2025년 14억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대 인구가 많은 동남아 시장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임희석 애널리스트는 “아프리카TV는 게임에 특화된 플랫폼”이라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한 2022년 이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다운로드 수가 국내에 버금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지난달 29일 회사명을 ‘숲(SOOP)’으로 바꾸기로 했다. 올 2분기 내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을 출시할 계획이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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