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 첫 승, 최원준+김선빈 4타점 합작’ KIA 쿠에바스 격파, 4안타 강백호 분전한 kt에 위닝시리즈 [수원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투·타의 안정된 경기력을 앞세운 KIA가 kt와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 갔다.
KIA 타이거즈는 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경기에서 선발 이의리에 이은 불펜의 호투, 그리고 고비 때마다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의 힘을 묶어 6-2로 이겼다. 3일과 4일 내리 두 판을 잡은 KIA(7승2패)는 올 시즌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이어 가고 있다. 반면 최하위에 처진 kt(2승9패)는 이번 시리즈에서도 분위기를 반등시키지 못했다.
KIA 선발 이의리는 이날 최고 시속 151㎞의 패스트볼을 기록하는 등 5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진 끝에 불펜 지원까지 등에 업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고질병이었던 4사구도 이날은 2개로 잘 억제하면서 힘 있는 투구를 했다. 이날 이의리는 포심 36구(최고 151㎞), 커브 16구(최고 132㎞), 슬라이더 25구(최고 137㎞), 체인지업 15구(최고 134㎞)을 고루 던지며 완급 조절을 선보였다.
올해 가공할 만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불펜도 힘을 냈다. 6회 올라온 장현식이 아웃카운트 네 개를 잡아냈다. 1실점하기는 했지만 실책 출루로 비자책 처리됐다. 최지민이 ⅔이닝 무실점, 전상현이 1이닝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여줬고 이어 마무리 정해영이 9회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켰다. 전상현은 개인 통산 68홀드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홀드(종전 심동섭 67홀드)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9번 타순에 위치한 최원준이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비롯해 2안타 1볼넷 2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하며 최근 살아나는 타격감을 알렸다. 여기에 김선빈이 중요한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해졀사 몫을 했고 리드오프인 박찬호는 3안타 1타점으로 최근 기세를 이어 갔다. 최형우도 멀티히트로 활약한 가운데 소크라테스가 침묵을 깨는 홈런포를 터뜨렸고, 김도영 이우성 서건창도 안타를 보탰다.
반면 kt는 현시점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인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1회부터 실점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한 끝에 6이닝 10피안타 2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이날 108개의 공을 던지며 분전했으나 위기 상황에서 적시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쿠에바스는 포심(14구·최고 146㎞)보다는 투심(23구·최고 148㎞), 커터(37구·최고 142㎞)라는 변형 패스트볼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스위퍼(14구·최고 133㎞)와 체인지업(20구·최고 136㎞)을 던졌으나 득점권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한 게 패인으로 이어졌다. 시즌 첫 승을 노렸던 쿠에바스는 오히려 시즌 첫 패전이 올라갔다.
불펜은 7회 주권이 2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했다. 잘 던졌지만 소크라테스에게 홈런을 허용한 게 아까웠다.
타선에서는 강백호가 분전했으나 팀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강백호는 4회 솔로포를 포함해 이날 4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동료들의 지원 사격이 없었다. kt는 강백호 외에 김민혁이 1안타 1타점을 기록했고 천성호 황재균도 안타를 쳤으나 응집력이 떨어졌다.
KIA는 2회 김선빈 서건창이 만든 찬스에서 최원준이 2타점 적시타, 박찬호가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2사 후 3득점으로 쿠에바스를 울렸다. kt가 2회 김민혁의 적시타, 4회 강백호의 솔로홈런으로 턱밑까지 추격했으나 KIA는 6회 김선빈의 2타점 적시타, 7회 소크라테스의 솔로홈런으로 6-2까지 달아난 뒤 KIA가 자랑하는 불펜을 총동원해 리드를 지키고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 박병호 5번 배치 강수, kt 강백호 이슈로 화제
kt는 이날 배정대(중견수)-천성호(2루수)-로하스(좌익수)-강백호(지명타자)-박병호(1루수)-김민혁(우익수)-황재균(3루수)-장성우(포수)-김상수(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꾸렸다. 팀 부동의 4번 타자였던 박병호의 5번 타순 기용이 눈에 들어왔다. 박병호는 올 시즌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고, 선발 출전 제외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봤으나 타율이 여전히 1할대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이날은 5번으로 출전했다. 박병호는 2022년 4월 15일 사직 롯데전 이후 720일 만의 5번 타순 출전이었다. kt 이적 후 두 번째였다.
한편 전날(3일) 포수 출전으로 화제를 모았던 강백호에 대해 이강철 kt 감독은 일시적인 이벤트는 아니며, 꾸준히 훈련하며 향후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겠다고 밝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아직 주전 포수로 나갈 수준의 훈련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교 시절 포수로 활약한 적이 있는 강백호의 기본기가 비교적 잘 되어 있다는 게 이 감독의 판단이었다. 장성우의 백업 포수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주전 포수도 필요한 kt는 강백호가 포수 마스크를 쓰면 박병호 문상철의 1루와 외야도 다 포지션 교통정리가 될 수 있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아직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포수 강백호’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만으로도 향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이날 선발은 팀의 외국인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였다. 올해 2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었고, 통산 KIA를 상대로는 9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강했다.
반면 최근 흐름이 안정적인 KIA는 타순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중견수)-김선빈(2루수)-서건창(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 경기에 이의리와 한준수가 호흡을 맞췄고, 오늘은 김태군이 나간다. 이동일이라 내일은 한준수가 선발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선발로 나서는 이의리는 통산 kt전에서 8경기에 나가 2승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 KIA 놀라운 2사 후 집중력, 천적 쿠에바스 울렸다
1회 기회를 놓친 KIA는 0-0으로 맞선 2회 2사 후 집중력이 빛나며 쿠에바스와 kt를 허탈하게 했다. KIA는 2회 1사 후 김선빈이 볼넷을 고른 것에 이어 전날의 영웅이었던 서건창이 우전안타를 터뜨리며 1,2루 기회를 잡았다. 김태군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2사 1,2루에서 최원준이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은 KIA는 이어진 2사 2루에서 박찬호가 내야를 반으로 가르는 중전 적시타를 쳐 3-0으로 달아났다. 2사 후 3득점이라는 점에서 KIA가 기세를 크게 올렸다.
하지만 kt도 반격했다. 그냥 물러서지는 않았다. 2회 선두 강백호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를 쳤고, 1사 후 김민혁이 내야를 건너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 1점을 따라갔다. 이어 4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선 강백호가 이의리의 높은 쪽 패스트볼을 받아 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1점차까지 따라갔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느낄 수 있는 강백호 특유의 폭발적인 홈런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따라가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KIA는 3-2로 앞선 6회 선두 최형우와 이우성이 연속 안타를 쳐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김선빈이 중견수 키를 넘기며 두 명의 주자를 다 불러들이는 결정적인 2루타를 쳐 5-2로 달아났다. KIA는 7회에는 그간 장타가 침묵했던 소크라테스가 우월 솔로홈런을 치며 4점차로 점수차를 벌렸다.
kt는 7회 반격에서 선두 김상수가 실책으로 출루했고 2사 2루에서 로하스의 볼넷과 강백호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여기서 최지민이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더 이상의 추격을 막았다. 흐름이 끊긴 kt는 8회와 9회 기회에서도 결국 KIA 불펜을 돌파하지 못한 채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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