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험지서 1박2일 이재명…"우리에게도 공정한 기회 달라"
한번도 승리 못한 지역 찾아 "공정하게 기회 달라"
보수 성향 시민들 향해 "상과 벌 분명히 해야"
여당의 '막판 결집' 움직임도 강하게 견제 "그들의 눈물에 속지 마"
울산 유세서 한 남성 이 대표에 달려들어 연행되기도
4·10 총선을 6일 앞둔 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과 울산을 찾아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민주당에겐 험지로 분류되는 이곳에서 이 대표는 보수 성향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내밀고 "윤석열 정권의 국정운영 방향을 바꾸도록 경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중영도 박영미 후보 지지유세를 시작으로 울산·대구 등 PK 격전지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면서도 '범야권 200석' 등 낙관론에는 경계했다. 또 자신을 향해 절을 하는 시민에게 "종에게 절을 하면 버릇 나빠진다"고 말하는 등 한껏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정권심판론' 여론이 올라오면서 당은 수도권 뿐 아니라 당초 열세 지역으로 분류했던 PK까지 '경합'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날 한병도 총선 전략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뿐 아니라 부울경도 (경합 지역으로) 함께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이번 총선을 통해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심판한다는 여론은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도 전날 경남 창원에 이어 이틀째 부산에 머무는 등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격전지' 시민들을 만나는 시간인 만큼, 윤 정부에 대해 무작정 날을 세우기보단 "윤 정권이 여러분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경고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부산 기장군 최택용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그는 "윤 정권이 성공해서 대한민국도 성공하고 우리 국민도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할 기대가 없다면 이제는 멈춰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원하는 세상이 될 뿐 아니라 윤 정권을 기대하는 여러분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윤 정권에) 경고하지 않으면 지금의 이 길을 계속 갈 것이고 결국 퇴행할 것"이라면서 "상과 벌을 분명히 해야 국민을 대리하는 일꾼이 제대로 일을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표는 지금까지 한 번도 민주당이 승기를 잡은 적이 없는 부산 수영과 기장 등도 방문해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울산 동구의 김태선 후보 지지유세 현장에서 이 대표는 "여러분. 공정하게 기회를 줘야 대리인 일꾼들이 열심히 선의의 경쟁을 하지 않나"라며 "잘 하든 못 하든 국민을 배신하든 말든, 끊임없이 똑같은 집단과 똑같은 사람을 뽑으니 국민을 무시하고 권력을 자기들 이익 위해 맘대로 막 쓰지 않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달라. 이제는 저 정권의 역주행과 퇴행을 멈추고 다시 우리가 만들어왔던 그 위대한 길을 가자"라고 강조했다.
여당의 '막판 결집' 움직임도 강하게 견제했다. 이 대표는 수영구 유동철 후보 지지 유세에서 "국민의힘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더라도 거기에 속지 말라"며 "그들의 눈물보다 우리가 연민해야 할 것은 우리 국민의 고통스러운 삶이고 그들 눈물에 반응할 만큼 여유가 있나"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부산시민들께 말한다"며 "우리를 대리하는, 그대들이 지지하는 정권이 잘못된 길을 간다면 제대로 된 길을 가도록 경고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탈당 후 출마하면서 보수 표심이 갈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부산 수영구에선 이 대표에 대한 견제가 어느 곳보다 심했다. 인근에서 유세 중이던 장 후보는 이 대표가 연단에 올라가자 "사과하라"고 연속해서 외쳤고, 이 대표는 "참 못됐다. 저렇게라도 해야 신문에 한 줄이라도 나니 그러는 것 아닌가"라며 비꼬았다. 혼란이 이어지는 동안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부산 일부 지역에선 시민들의 엇갈린 반응도 엿볼 수 있었다. 부산 기장에서 이 대표가 연설하는 주변을 지나가던 한 차량 운전자와 일행은 속도를 줄인 뒤 차 창문을 내리고 엄지를 들어올리며 "응원합니다"를 외치기도 했다. 동시에 한 중년 여성은 이 대표 발언 중 "여기에 왜 왔느냐"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울산 동구 김태선 후보 지지유세 현장에선 인파가 몰리자 불만의 기색을 내비치거나 혀를 끌끌 차는 시민들도 보였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45분쯤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에서 이 대표가 유세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성이 이 대표에게 달려들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해당 남성을 바로 제압했으며 이 대표는 무사히 차량에 탑승했다. 경찰이 해당 남성을 수색한 결과 흉기 등 위협할 만한 물건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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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CBS노컷뉴스 백담 기자 d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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