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 우세’로 기우는 여론조사…민주당 “오류도 많아…방심은 없다”
2030·무당층 표심 ‘오리무중’
더불어민주당은 4·10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드라진 정권심판 우세 경향에도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진보 성향 응답자가 과대표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030세대, 무당층의 표심도 오리무중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부산 영도구 유세에서 “앞으로 온갖 해괴한 여론조사가 나올 것이고 (국민의힘에서) ‘박빙 지역에서 지면 100석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협박 아닌 협박, 공갈 아닌 공갈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속아서는 안 된다. 여론조사는 앞으로 완전히 외면하라”고 지지자들에게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전날 즉석 유튜브 방송에서도 “터무니없는 조작에 가까운 여론조사들이 이제 막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진보 유권자가 과대표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통화에서 “한국 유권자 지형상 보수가 진보보다 일반적으로 많은데, 일부 지역 여론조사에서 보수 응답자가 진보보다 적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3월 한 달간 전국 유권자 4004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는 32%, 중도는 39%, 진보는 28%였다. 보수층이 진보층보다 4%포인트 많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보수 38%, 중도 29%, 진보 24%로 보수층 비율이 진보층보다 14%포인트 높다.
그런데 부산 등 일부 격전지 지역구 여론조사에서 진보층이 보수층과 엇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부산일보와 부산MBC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부산 연제구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동응답(ARS)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 스스로보수라고 밝힌 응답자는 27.7%, 중도 35.0%, 진보는 24.5%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노정현 진보당 후보는 56.7%를 받아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37.5%)를 오차범위 밖인 19.2%포인트 앞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응답률 저하 경향을 진보 과대표집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한울 정치학 박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최근 2년 사이 선거 여론조사 협조율은 21.9%에서 13.5%까지 떨어졌고, AAPOR(국제 기준 응답률=접촉률×응답률) 기준 응답률도 같은 기간 6.1%에서 4.5%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민주당 지지율에 거품이 끼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2030세대, 무당층 최종 투표율 변수도 남아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28일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인터뷰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20대와 30대 중 무당층 비율은 각각 38%와 29%였다. 같은 기관의 4년 전 21대 총선 직전 조사(2020년 4월7~8일) 결과보다 20대와 30대 무당층 비율이 각각 6%포인트, 5%포인트 늘어났다. 최 소장은 “2030세대 입장에서 보면 윤석열 정부가 실정했지만 4년 전 총선 때보다 정치권에 대한 기대가 적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병도 민주당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가 몇% 나왔으니 이기리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기 굉장히 쉽다. (야권) 170~180석 너무 믿지 말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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