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이란 보복 초읽기? 중동 확전 우려에 골치 아픈 미국

홍희정 2024. 4. 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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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리아에 있는 이란 영사관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으면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동안 두 나라는 계속 갈등을 겪으면서도 직접적인 충돌은 피해왔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이란 영사관 테러를 놓고 양국이 서로 맞경고를 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요?

[기자]

영사관 폭격 이후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 수위 높은 경고를 주고 받으면서 이러다가 전면 충돌하는거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폭격을 받은 이란 쪽이 가만있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아야톨라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 : "시리아에서 일어난 것처럼 처절한 노력을 해도 이스라엘 정권은 패배를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그러한 행동으로 매를 맞게 될 것입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앞서 "혐오스러운 시온주의 정권의 우두머리들에게 저주가 있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공격하겠다는 뜻으로 보이는데요.

영사관 폭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는 이스라엘 역시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에 맞설 경우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폭격을 당한 이란 영사관이 중동의 친이란 무장조직을 관할하는 지휘통제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두 나라는 직접적인 충돌은 피해왔지만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통해 갈등을 겪고 있었죠?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은 전면전을 치르고 있지만 않을 뿐 사실상 대리군을 통해 그림자 전쟁이라는 간접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하마스도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이란은 하마스를 비롯해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 정부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에 맞서 왔습니다.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는 예멘 반군 후티도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이스라엘과 미국은 하마스와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은 거침없이 하면서도, 이들을 지원하는 이란에 대해서는 직접 공격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확전을 자제해 왔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 이란 영사관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양국의 그림자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두 나라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전쟁이 커지고 여기에 미국까지 끌려들어가게 되는거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은 일단 이번 영사관 공격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확전을 원치 않는 입장을 분명히 했죠?

[기자]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은 이번 이란 영사관 공격으로 골치아픈 상황에 놓였습니다.

미국은 후티 반군과 관련해 이란에 중재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이란과 어떻게든 직접 충돌을 피하고, 외교적으로 풀려는 노력을 해왔는데요.

이런 미국의 노력에 이스라엘이 연일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겁니다.

전직 미국 중앙정보부 고위 관리는 이번 폭격을 "믿을 수 없을 만큼 부주의"했다고 규정했습니다.

이번 영사관 공격에 대해 미국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일찌감치 이란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존 커비/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다마스쿠스에서의 공격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미국은 어떤 식으로도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이란 외교 공관에 대한 공격은 이란의 영토에 직접 공격한 것과 다를바 없는 만큼 이스라엘이 왜 이런 공격을 했는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데요.

이제 공은 이란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란이 실제로 보복할 것인지, 그 수위는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일단 이란이 외교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이란 입장에서도 이스라엘과의 전면 충돌은 원치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이란이 직접 충돌에 섣불리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 회의를 요청하며 외교적 노력에 나섰고, 아랍연맹과 유럽연합, 러시아 등 여러 국가가 이번 공격을 규탄했는데요.

BBC는 이란이 미국을 중동에서 몰아내기 위해 지쳐 나가떨어지게 하는 장기적 전략을 쓰고 있다며 전면전은 이란도 원치 않을 것이라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을 인용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스라엘 내부의 반대가 커지고 있고, 외부적으로도 미국과 네타냐후 사이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란이 전략적으로 참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유엔안보리의 규탄 성명 초안이 미국 등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이 어떤 식으로든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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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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