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투표 의향자 43% “참여”

조미덥 기자 2024. 4. 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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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사전투표율 전망에…여야 모두 “우리에게 유리”
불법촬영 막아라…탐지 장비로 점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마련된 인천 중구 운서동 제2 사전투표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불법촬영 탐지 장비를 이용해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5~6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할 수 있다. 조태형 기자 phototom@kyunghyang.com
총투표율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시점 당기는 것뿐” 분석도
20대 “반드시 투표” 유일 감소…젊은층 투표율에 영향 전망

22대 총선 사전투표가 5~6일 오전 6시~오후 6시 실시된다.

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2020년 21대 총선(26.69%)보다 더 올라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사전투표가 점점 익숙한 제도로 자리 잡았고, 부정선거 우려 때문에 사전투표에 주저했던 보수층도 참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의 경제 실정을 체감하는 경제활동인구가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하면 자당에 유리하다고 본다. 국민의힘은 보수층도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때문에 이제는 그렇게 볼 수 없다고 반박한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가 거듭될수록 사전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다. 2016년 총선에서 12.19%(총투표율 58.0%)였던 사전투표율이 2020년 총선에선 26.69%(총투표율 66.2%)로 껑충 뛰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빙 승부를 벌였던 2022년 대선에선 총투표율(77.1%)의 절반에 육박하는 36.93%가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엔 지난 총선보다 사전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유권자에게 제도가 점점 익숙해지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래 사전투표는 본투표일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부재자 투표 성격이었는데, 점점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이날 내놓은 제2차 유권자 의식조사에서는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유권자의 42.7%가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총선 전 조사에 비해 11.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사전투표를 하려는 이유로는 ‘편리해서’(32.9%)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보수층의 사전투표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당시 사전투표함을 보관·이동하면서 부정선거가 이뤄진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말고 본투표에 참여하자는 기류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엔 여권 지도부 태도가 다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남들은 3일(사전투표+본투표) 동안 싸우는데 하루 동안 싸우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사전투표 참여를 거듭 강조했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총투표율이 높아질지는 알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여야가 서로 심판론으로 맞붙는 상황에서 양쪽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이라면, 이들의 투표 시점이 당겨진 것일 뿐 무당층이나 무관심층의 참여가 많아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권 태도 변화에서 볼 수 있듯이 높은 사전투표율이 어느 당에 유리할지를 두고도 해석이 갈린다. 민주당은 50대 이하 경제활동인구가 사전투표를 활용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을 들어 높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권혁기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은 이날 “윤석열 정권의 경제무능을 심판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경제활동인구가 많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당이 대통령실발 악재를 털고 보수층의 결집이 일어나는 시점에 사전투표가 열린다. 보수층 내에서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하자는 얘기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았지만 윤 대통령이 승리한 점을 근거로 들기도 한다.

사전투표를 하는 유권자 연령 분포도 관심사다. 특히 2030의 사전투표율은 이 젊은층의 전체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관위 2차 유권자 조사를 보면 2주 전에 비해 모든 연령대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늘었지만, 20대만 유일하게 2.4%포인트 감소했다.

위에 언급한 선관위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17.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세부 내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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