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몸집 큰 기업들도 법원 문 똑똑”…서울회생법원장 직접 재판 역대 최대, 왜?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4. 4. 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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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장이 직접 심리 나서는
부채 3천억 이상 사건 22개
“건설사 자금난 예의주시”
[사진 = 연합뉴스]
안병욱 서울회생법원장이 직접 심리하는 법인회생 사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비교적 큰 기업들조차 위기를 못 넘기고 법원 문을 두드린 영향이다. 서울회생법원은 부채 규모 3000억원 이상 등 주요 사건의 재판장을 법원장에게 맡기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 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 회생 1·2·3부는 합해서 22건의 기업 회생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작년에만 12건이 배당되면서 사건 수가 대폭 늘었다. 범현대가 중견 건설사인 에이치엔아이엔씨와 김치냉장고 ‘딤채’ 제조사인 위니아 등 굵직한 기업들의 사건을 안 법원장이 직접 담당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따로 통계를 두고 있진 않지만 법원장 재판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전임 법원장인 서경환 대법관이 2021년 법원장 재판을 도입했다. 법원장의 전문성을 사장시키지 않고 재판 업무에 활용한다는 취지에서다.

법원장 재판부에 배당되는 사건이 많다는 건 그만큼 대형 사건이 늘었다는 신호다. 서울회생법원은 부채 규모 3000억원 이상 등 대규모 기업 사건만 법원장이 맡게 하고 있다. 작은 규모의 취약기업들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높은 금리와 원자재 가격을 못 견디고 법원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의미다.

법원을 찾는 한계기업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회생합의 사건은 15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인 125건보다 24% 증가했다. 회생법원은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한 PF 대출 부실 등 건설사들의 자금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법원 관계자는 “중견건설사 4월 위기설이 돌면서 법원도 긴장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법원은 기업들의 조속한 정상화를 돕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정해진 한도 금액 내의 자금 지출은 법원에 보고하지 않고도 허락해주는 ‘포괄허가 신청제도’가 대표적이다. 제조업은 원자재 구입 등 자금 지출이 빈번한데, 기업이 일일이 심사를 받느라 시간이 지체되고 경영 상황이 악화되는 일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공사 과정에서 큰 규모의 자금 집행이 잦은 건설사들이 주로 활용하는 제도라고 한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절차에 들어가도 경영권 제약을 최소화하며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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