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총선 전략? ‘읍소’ 말고는 방법 없다” [김은지의 뉴스IN]

장일호 기자 2024. 4. 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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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목요일 오후 5시, 〈시사IN〉 유튜브 라이브 ‘김은지의 뉴스IN’이 찾아갑니다. 한 발 더 깊이 있게, 뉴스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해당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을 확인하기 원하시는 분들은 방송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은지의 뉴스IN]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김종인 개혁신당 상임고문

“윤석열 정부 ‘말로만’ 민생… 수준 높은 유권자 속일 수 없어”
“한동훈, 운동권 청산에 이은 ‘이·조 심판’ 국민 생활과 관계 없는 이야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라는 모의고사 치르고도 배운 게 없는 국민의힘”
“대파 값 문재인 때 더 비쌌다? 과거 얘기하면서 핑계 대봐야 의미 없어”
“대통령만 쳐다보고 있다가 이제 와서 후회하는 국민의힘? 읍소 말고는 방법 없어”
“‘억울한’ 한동훈? 정치인이 쓰면 안 되는 레토릭, 정치 커리어 자체를 망칠 수도”
“한동훈 대권 잠룡? 선거 지면 불가능, ‘제2의 황교안’ 될 가능성 높아”
“법원이 쥐고 있는 이재명과 조국의 미래, 정치적 미래 예단하기 어려워”
“이준석, 이낙연과 엉뚱한 합당으로 망쳐… ‘라이언 일병 구하기’ 심정으로 합류”
“이준석 이번에 낙선하면 정치적 재기 상당히 어려울 것”
“국민의힘, 여소야대에서 어떤 정치력을 구사할지 프로그램 가지고 있어야”
“윤석열, 야당과 협력하면서 국정 운영하지 않으면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
“총선 이후 보수 재편될 것… 정치는 후회할 때 이미 끝난 것”


■ 진행자 / 소개가 필요 없는 분이죠. 김종인 개혁신당 상임고문 모셨습니다. 선거가 정말 코앞입니다. 거대 양당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김종인 상임고문이 보는 현 판세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 김종인 / 내일부터는 사전투표가 시작되잖아요. 유권자 마음은 거의 다 정해져 있지 않나 생각하고요. 각 당에서 나름대로 표 계산을 하고 있는데, 성급하죠. 선거 결과는 최후의 순간까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4월10일 선거가 끝나고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거고요. 선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우리가 이해해야 해요. 유권자가 여당에 대해서는 무엇을 가지고 평가하겠습니까? 지난 2년 동안 윤석열 정부의 실적을 가지고 평가하는 거예요. ‘심판’이라고 부르든 ‘평가’라고 부르든 무슨 말을 붙이든지 국정 운영 평가가 일반 유권자의 행태라고 생각하고요. 그렇다면 두 당이 무슨 전략이 있느냐를 또 봐야 하잖아요. 사실 야당은 여당이 잘하면 희망이 없어요. 유권자들이 여당이 잘하면 여당 따라가지 야당 쳐다볼 필요도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여당이 제대로 일을 못할 것 같으면 야당은 사실 공짜로 얻어먹고 사는 것이, 일반적인 선거에서 야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제가 늘 강조합니다만, 우리가 선진국 사회까지 됐잖아요. 사회 구조 자체가 굉장히 다양해진 거예요. 국민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어요. 한국 유권자 수준은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높아요. 이렇게 수준 높은 유권자는 속일 수가 없어요. 제가 이번 정부 출범할 때부터 얘기를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3년을 겪으면서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잖아요.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경제적 상황이 굉장히 피폐해졌어요. 윤석열 정부가 그걸 제대로, 소위 민생을 챙기는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전혀 그런 일을 하지 않았잖아요.

■ 진행자 / 윤석열 정부가 놓친 지점이 민생이다?

■ 김종인 / 지금 민생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있어요. 지난해 10월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끝나고 난 다음에는 민생 이야기가 말이라도 나왔는데, 말로만 했지 일반 서민들에게 피부에 닿도록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선거 앞두고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들어서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왔지만, 비대위가 뭘 내놓았습니까? 별로 내놓은 게 없어요. 한동훈 위원장이 처음에 선거 목표로 삼은 게 뭡니까? 운동권 청산 아니었습니까? 그건 국민이 별로 관심이 없어요. 최근에 와서도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에 대한 심판을 또 목표로 삼고 있잖아요.

■ 진행자 / 이른바 ‘이·조 심판’이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 김종인 / 일반 국민의 생활과 아무 관계 없는 이야기잖아요.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는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도 똑같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여당이) 대패했잖아요. 한 번 표심을 읽었으면 그 표심에 맞게 선거를 준비해야 자신들에게 이로운 결과가 나오는 거지, 그걸 무시하면서 일반 국민이 따라오기를 바라면 안 되지 않겠어요? 국민에게는 가장 중요한 게 매일매일의 자기 생활과 관련된 사항 아니겠어요? 대통령이 민생 강조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거창한 이야기 많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피부에 닿게 느낄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선거가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죠.

■ 진행자 /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라는 모의고사를 치르고도 제대로 준비 못했다는 의미군요.

■ 김종인 /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지난 21대 총선에서 나타난 결과와 비슷했단 말이에요. 그게 뭘 의미합니까? 윤석열 정부의 정치와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라는 유권자의 메시지잖아요. 그런데 그 메시지와 동떨어진 당의 혁신을 한 거죠. 다선 의원을 여기에 배치한다, 저기에 배치한다 이런 건 유권자랑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잖아요.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 주최로 3월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열린 수입농산물 철폐 전국농민대표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대파를 손에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민생과 관련해서는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875원이면 그냥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했던 말도 많은 논란을 낳았잖아요.

■ 김종인 / 대통령이 일일이 개별 상품에 대한 가격을 다 알 수 없는 거 아니에요. 그건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의 잘못이 크다고 나는 생각해요. 저도 예전에 대통령 보좌하고 시장에도 나가본 적 있지만 대통령을 그런 데 모시고 나갈 때는 사전에 다 답사를 해서 상황이 어떻다는 것을 면밀하게 검토를 해서 대통령이 실수하지 않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안 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대파가 875원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 진행자 /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의 반박 메시지가 “문재인 정부 때 대파값이 더 비쌌다”라는 취지였어요.

■ 김종인 / 그건 의미가 없어요.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대파 값이 비싸니, 안 비싸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지금 정치는 현실을 얘기해야지 자꾸 과거 얘기를 하면서 핑계를 대봐야 아무 의미 없지 않겠어요?

■ 진행자 / 민생도 문제지만 많은 유권자들이 ‘정권 심판’을 키워드로 생각하게 된 게 최근 불거진 것들만 봐도 ‘주호주(오스트레일리아) 대사 임명’ 같은 문제도 있잖아요.

■ 김종인 / 부수적인 거죠. 근본은 민생이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국민의힘이 지금 이렇게 어렵게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0.73%p 차이밖에 안 났잖아요. 그러면 자기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어떻게 내 편으로 끌어올 것이냐는 노력을 많이 했어야 하는데, 그거에 전혀 관심이 없잖아요. 그냥 일방적으로 자기 뜻대로 추진해 온 것 아니에요.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대통령 지지도가 내려가서 30%대에서 올라오지 않고, 더군다나 부정적 평가가 6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선거를 하려고 보니까 지금 같은 상황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거죠(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진행자 / 이번 총선에서 정부 여당이 과반을 못하면 레임덕이 올 거라고 하셨어요.

■ 김종인 / 국민의힘이, 이름 자체부터 내가 만들어놨던 상황 아니에요. 그래서 과거로 회귀하지 말고 좀 새로운 정당으로 변모하기를 기대했는데 지난번 대선 끝나고 당을 보니까 옛날에 미래통합당 이전의 상황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그런 시대의 변화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일반 국민의 의식 변화를 가져오는 건데, 의식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방향으로 당이 후퇴한 거예요. 역대 정권도 다 그랬어요. 시대가 변하고 경제 상황이 변할 때 정치가 적응해서 따라가면 소위 성공을 하는 거고, 거기에 적응 못하면 실패하는 거죠. 과거 정권들도 국민 뜻에 따르지 않고 엉뚱한 짓을 하다가 결국 실패하잖아요. 그와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거죠.

■ 진행자 / 그러다 보니까 국민의힘 안에서 한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어요. “멸종을 예감하는 공룡들의 심정.”

■ 김종인 / 이제 와서 그런 후회해 봐야 소용없어요. 국민의힘에서 당의 중심이 돼야 할 중진 의원들의 인식 구조 자체가 전혀 현상과 맞지 않는 행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현상이 생기는 거예요. 정당이라는 건 국민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기구인데, 민심이 파괴됐으면 그걸 제대로 종합하고 분석을 해서 정부에 건의할 건 건의하고, 대통령에게도 건의하고 권유해서 자꾸 변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죠. 그걸 안 하잖아요. 집권여당이 대통령 얼굴만 쳐다보고 아무 말도 않고 있다가 이제 선거가 마지막 단계가 되어서 민심 이반되는 걸 느끼니까 이제 와서 이 소리 저 소리 다 하는데 그건 이미 다 지나간 일이에요. 지금 와서 후회해 봐야 소용 없어요.

■ 진행자 /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판도 소용없었다는 의미일까요?

■ 김종인 / 제가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너무 빨리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건데, 아무 정치 경험 없는 사람이 갑자기 당에 들어와서 당을 관장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한 위원장 행동이나 말을 볼 것 같으면, 너무 모든 걸 간단하고 쉽게 얘기를 해요. 정치가 그렇게 간단하고 쉽지 않다는 걸 좀 인식해야 해요. 지금 와서 뭐 억울하다는 말도 하던데, 정치인은 그런 언사를 쓰면 안 되는 거예요. 정치인은 레토릭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레토릭이 잘못되면 정치 커리어 자체를 완전히 망칠 수도 있어요. 최근에 말하는 걸 보면 상대를 공격하지만 오히려 자기를 더 깎아내리는 그런 모습 아닌가 생각이 되고요. 이제 와서 옛날얘기하고 후회하고, 책임 여부를 해봐야 아무 의미 없어요. 답답하고 정치 경험이 없으니까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거겠지만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4월3일 강원 춘천 명동에서 김혜란(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 후보, 한기호(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 진행자 / 최근 한동훈 위원장 발언들을 보면 앞으로도 계속 정치를 하겠다는 뉘앙스입니다.

■ 김종인 / 정치를 제대로 할 생각을 했다면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지 말았어야죠. 정치를 하든지, 변호사로 살든지 두 가지 길밖에 없었는데 정치를 할 거였으면 이번에 총선을 계기로 국회에 들어가서 국회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부터 좀 배우면서 정치를 했다면 지금 같은 모습은 아닐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거대한 정당을 맡아서 하다 보니까, 지금 누가 자문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여러 실수를 하고 있죠. 윤석열 대통령 성격을 보면 누가 비대위원장이 됐어도 굉장히 힘들 거였어요. 지금 상황을 볼 거 같으면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면 유권자 호응을 받기 어려운데, 대립각을 세우면 대통령이 그걸 받아들이기가 또 힘들잖아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 때도 김경율 비대위원이 시작해서 한동훈 위원장도 말을 얹었잖아요. 즉각적으로 반응이 왔던 거 아니에요, 그때. 그걸 극복할 능력도 없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애초에 하지를 말던가, 거기서부터가 잘못된 스텝을 밟은 거죠.

■ 진행자 /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질 경우, 한동훈 위원장의 정치적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 김종인 / 대권 가도라는 건 쉽게 생각할 건 아니에요. 비대위원장 잠깐 했다고 해서 대권 가도를 갈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지금 말하는 걸 봐도, 대한민국 정부 제2의 권력자처럼 하는데 그런 건 존재할 수 없어요. 선거를 지휘했는데 실패한다고 하면 그 지휘관은 선거 끝나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지난 21대 총선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보세요. 그때 황교안 대표가 하도 도와달라고 해서 선거 막바지에 내가 선대위원장을 맡아서 도와줬는데, 당시에 보수 대통합이니 뭐니 하면서 뭐라고 했습니까? 자기들이 160석 정도를 얻을 거라고 생각했다고요. 결과적으로는 수도권 대참패를 맛 봤잖아요. 그리고 나서 황교안 대표가 그냥 사라져 버리고 말았어요. 지금 선거를 승리로 이끌지 못하면 결국 한동훈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그 어떤 발언을 할 계기가 없을 거라고 봐요.

■ 진행자 / 한동훈 위원장에게서 황교안 전 대표의 그림자가 보인다?

■ 김종인 / 정치라는 건 현실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피할 수 없어요.

■ 진행자 / 현재는 대권 주자로는 여권에서 1등이잖아요.

■ 김종인 / 선거 끝나면 상황 확 바뀝니다.

■ 진행자 / 선거 이후 국민의힘 당권 구도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 김종인 / 두고 봐야겠죠. 한동훈 위원장 사라지고 나면 당분간은 또 비대위 체제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집권여당이 계속 비대위 체제로 간다는 것 자체가 이번 선거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쳤나를 당이 깨달아야 해요. 그걸 당이 못 깨달으면 앞으로도 희망은 없어요.

■ 진행자 / 한동훈 위원장이 본인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 김종인 위원장의 도움을 구한다면 응하실 건가요?

■ 김종인 / 제가 여태 여러 대통령 후보를 접하고 도와줘서 대통령이 됐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의욕이 저한테 없어요. 보세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70 평생에 이런 정부는 처음 봤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어요. 코로나 시국에 정부 지원이 아주 아주 미니멈하게 했다고요. 통계마다 다르지만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재정 지출이 아주 미비했어요. 민생이 더 어려워진 데 그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어요?

■ 진행자 / 유승민 전 대표가 요즘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 유세를 개별적으로 다니고 있잖아요. 유 전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김종인 / 유 전 대표가 지금 선거운동을 한다고 해서 그게 뭐 특별히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저는 의문이고요. 선거가 끝나고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고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월4일 부산 영도구를 방문, 박영미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그동안 확장 재정 이야기 많이 해오셨고,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기본소득 관련 부분을 넣은 당사자이시기도 하잖아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가요?

■ 김종인 / 이재명 대표의 미래는 법원이 결정하고 있죠. 조국 대표도 그렇고. 법원 판결 이후를 봐야지 지금은 얘기할 게 별로 없어요. 둘 다 잠룡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죠. 이른바 ‘87년 체제’가 2027년에 만 40년이 됩니다. 한국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 중 하나가 대통령 권력 구조 자체 속에도 있는데 이걸 그대로 끌고 갈 건지, 정치적 논의를 해서 변화를 가져올 건지 지금 그런 시기이기 때문에 변화 여부는 두고 봐야겠죠.

■ 진행자 / 조국혁신당이 여론조사 지표상으로는 상승세인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잖아요.

■ 김종인 / 그 지지가 별 다른 게 아니에요. 윤석열 대통령 부정 평가가 높기 때문에, 거기에 직설적인 공격을 가하니까 그 반응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죠.

■ 진행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돕고 계시잖아요. 당선 여부는 어떻게 보세요?

■ 김종인 / 이번 총선에서 성공하면 2027년 가장 젊은 대통령 후보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죠. 솔직하게 말할 것 같으면, 개혁신당이 출발은 잘했는데 중간에 쓸데없는 생각을 해서, 이낙연과 합당하는 바람에 거기서 동력이 멈췄어요. 이준석 대표가 그래도 보수정당 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자기 의사를 표출했던 유일한 사람 아니에요? 당을 만들어서 그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만 했으면 조국혁신당 하는 식으로 좀 더 뻗어나갈 수 있었을 텐데 엉뚱하게 합당하는 바람에 지금 상당히 어려운 상태를 겪고 있죠. 제가 수도 없이 얘기했어요. 합당하면 망한다고. 어떤 계기인지 몰라도 하여튼 합쳤잖아요. 이낙연 전 총리도 총리까지 한 사람이, 국회의원 다섯 번을 하고 도지사도 하신 분이 정치를 아름답게 마감해야 할 시기라고요. 갑작스럽게 탈당해서 당을 만들어서 잘 나가는 이준석하고 결합하는 바람에 양쪽이 실질적으로 다 이상한 상황을 겪게 됐다고 봐요.

■ 진행자 / 그런 상황에서도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으셨어요.

■ 김종인 / 개혁신당이 합당했다가 갈라지고 난 다음에 굉장히 난처한 입장이었잖아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심정으로 간 거예요.

■ 진행자 / 이준석 대표가 상징성이 강한 만큼 비례대표 당선권에 넣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았잖아요.

■ 김종인 / 솔직히 얘기해서 내가 이준석 대표한테 그런 질문도 해봤어요. 그런데 본인이, 또 주변 사람들이 당 대표가 솔선수범을 해서 앞장서야지 될 거 아니냐는 압박을 하니까 지역구 출마 결심을 한 거죠.

■ 진행자 / 이준석 대표가 출마한 지역구 상황이 지금 녹록지는 않잖아요.

■ 김종인 / 낙선한다고 해도 그래도 아직 젊으니까 소생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개혁신당을 선거 끝난다고 해서 없애면 안 되고, 개혁신당이 추구하는 바를 명확하게 해서 국민을 설득하고 2년 뒤 지방선거와 대선을 준비해야죠.

■ 진행자 /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을 받았어요.

■ 김종인 / 천하람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개혁신당을 만든 사람들이잖아요. 이 대표가 지역을 나갔으니까 선거를 끌어갈 인물이 필요했고 천하람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 진행자 / 본인은 순천 출마 의지가 강했다고 알고 있어요.

■ 김종인 / 내가 서울로 올라오라고 해서 여러 상황을 설명하면서 2번을 맡으라고 했어요. 비례대표 원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이 사람, 저 사람 다 넣을 수가 없잖아요.

■ 진행자 / 가장 최우선 고려 사항은 무엇이었나요?

■ 김종인 / 젊고, 선거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은 거죠.

■ 진행자 / 개혁신당 의석수는 얼마나 될 거라고 보시나요?

■ 김종인 / 그런 얘기는 안 하려고요.

■ 진행자 / 여권을 중심으로 범야권이 200석이 되면 앞으로 3년간 정부가 일을 못한다, 도와달라는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 김종인 / 정치력이 너무 없는 사람들이 단편적으로 하는 생각이고요. 소위 여소야대에서 어떤 정치력을 행사해서 정권을 유지할 건지에 대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야죠. 지난 2년처럼 국회를 야당이 장악한다고 해도 지금처럼 국정운영을 해가지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결국 남은 3년간 정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야당에 어떻게 협조를 구할 것인가, 이건 대통령 스스로가 판단을 해야 하는 사항인 거죠.

■ 진행자 / 윤석열 대통령에게 ‘남은 3년’, 어떻게 조언하시겠어요?

■ 김종인 /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가만히 있어야 해요. 자꾸 선거에 대해서 이러고 저러고 얘기를 해봐야 별로 의미도 없고요. 지금처럼 야당을 백안시하지 말고 야당과 협력해야 해요. 양보도 좀 하면서 국정 운영 할 생각을 해야지 국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5년간 국민에게 의무를 다하는 거라고 나는 보고요.

윤석열 대통령이 부활절인 3월31일 서울 강동구 소재 명성교회에서 열린 '2024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윤 대통령 부터 오른쪽으로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대통령실 제공

■ 진행자 / 야당 대표를 한 번도 만나지 않았잖아요.

■ 김종인 /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거라고 봐요.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의 여러 행위를 볼 것 같으면, 저분도 기본적으로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이어서 정치에 있어서 조화라고 하는 것을 어떻게 이룰지에 대해 별로 개념이 없는 사람 같아요. 내가 대통령이니까 마음대로 하면 되는 거지 누구의 구애를 받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태도잖아요. 그런데 민주주의는 그렇게 하면 안 돼요. 민주주의는 권력 탄생에 기여한 사람과 권력을 배분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 하는 거예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국민의힘 안에서 국민의힘 후보로는 서울시장 안 되니까 안철수로 단일화하자고 했어요. 어떤 사람들은 우리 집 앞에 와서 데모까지 했다고. 내가 볼 때는 그게 정당 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아니거든요? 제가 비대위원장으로 보궐선거 준비하면서 분석해 본 바에 따르면 3자 대결을 해도 우리가 이기는 상황이었어요. 제가 버텨서 오세훈 후보가 시장이 됐잖아요. 제가 그때 느꼈어요. 이 당에는 당을 끌고 갈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래서 오세훈 시장 당선되고 당을 나왔어요. 그 틈을 타고서 등장한 사람이 이준석이에요. 당에 아무 기반도 없었지만 당 대표가 됐어요. 자기 나름대로 당을 좀 새롭게 해보고 싶었는데 중진들하고 잘 안 맞았죠. 36살밖에 안 된 사람이 당 대표가 되었으면 잘 키워서 만들어주는 것이 중진들이 해야 할 일인데, 꼴 보기 싫다고 내쳤잖아요.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에요. 이번에 국민의힘이 크게 진다고 하면 엄청난 탈바꿈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거예요.

■ 진행자 / 이번 총선이 보수의 재편을 가져올 거라는 의미로 들리는데요, 국민의힘에는 뭐라고 좀 조언해 주시고 싶으세요?

■ 김종인 / 읍소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요.

■ 진행자 / 무릎 꿇어야 한다?

■ 김종인 / 그것도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은데. 정치는 후회할 때 이미 끝났어요. 후회하지 않도록 모든 걸 했어야죠.

■ 진행자 / 민주당에게 조언하시고 싶은 부분도 있을까요?

■ 김종인 / 민주당은 특별하게 할 일이 없어요. 여당 잘못을 먹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여당이 자꾸 실수하니까 거기 따라가는 거죠. 제가 2016년에 민주당 비대위원장 할 때 의석수가 106석이었어요. 그때 제가 106석 못 지키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다음날부터 정치 평론하는 사람들이 60석도 안 된다느니, 80석도 안 된다느니 그래요. 언론도 비꼬는 기사를 썼어요. 좀 자제해야 해요. 선거는 국민 마음에 달린 거예요. 쓸데없는 자신감을 보이지 않으면 돼요.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김종인 개혁신당 상임고문, 김민하 시사평론가, 이은기 기자

장일호 기자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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