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난장판속 사전투표 개시, 냉철하게 표로 심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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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깨는 막말 공세로 4·10 총선의 혼탁상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지난 총선 때보다 선거에 대한 관심도와 투표참여 의향이 2030세대에서 줄었다.
4일부터 총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됐다.
한 표라도 더 얻으려는 마음에 온갖 마타도어와 막말이 난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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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가 현명한 판단으로 가리길
여야 할 것 없이 후보들이 쏟아내는 막말은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과거 발언도 있고, 유세장에서 만들어낸 것도 있다. 지도부라고 다를 것이 없다. 총선일이 다가올수록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나경원 후보(서울 동작을)를 향해 "나베"라고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나베'는 나 후보와 일본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섞은 말로, 다른 일본 말로는 냄비를 뜻하기도 한다.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후보는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이대생을 미군 장교에게 성 상납시켰다'는 과거 발언으로 사퇴 논란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고종이 여자를 밝혀 밤마다 파티를 했고 나라가 망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도 드러나 조선 황실 후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쯤 되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다. 후보의 자질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공정선거와 클린선거가 헛된 구호로 전락한 모양새다. 막말 논란은 진영논리와 맞물려 팬덤정치를 타고 산불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사퇴는커녕 팬덤을 통해 표를 결집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냄비'가 여성을 비하하는 속어인 것쯤은 청소년들도 안다. 이런 저질 발언과 흑색선전은 방송을 타고 버젓이 시민들 앞에 공개되고 있다. TV 드라마든 영화든 도덕적·윤리적 문제가 있는 콘텐츠는 제재를 받는다. 정치권의 막말은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어느 정당이든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절박하고도 중대한 목표다. 그렇다고 금도를 넘어서서 멋대로 없는 사실을 지어내고 역사를 왜곡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고삐 풀린 망아지라는 말로도 모자란다. 도대체 이런 인물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한국 정치의 앞날이 어둡다.
유권자를 자극하는 데 매몰되다 보니 정책선거는 실종됐다. 그나마 공표되는 정책들도 선심성 포퓰리즘이 드러나는 빈껍데기들뿐이다. 돈을 뿌려 유권자의 이목을 끌려는 데만 몰두해 있다.
막말로 도배되는 선거판이 될수록 정치에 대한 혐오 게이지는 더욱 높아질 뿐이다. 이는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미래세대의 정치외면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지난 총선 때보다 선거에 대한 관심도와 투표참여 의향이 2030세대에서 줄었다. 혼탁한 선거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4일부터 총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됐다. 유권자로서는 여론 동향을 알 수 없다. 한 표라도 더 얻으려는 마음에 온갖 마타도어와 막말이 난무할 수 있다. 유권자가 냉철해져야 한다. 근본 자질이 의심스러운 후보들은 아예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 도저히 정치인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들을 유권자들이 걸러내 심판하는 도리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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