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각 1억 부부도 신생아 특례대출…“시장 영향은 제한적”

박수지 기자 2024. 4. 4. 16:5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 1.6~3.3%로 최대 5억원 대출가능
가액 9억원·전용면적 85㎡ 이하 대상
한겨레 자료사진

올해 하반기 중에 부부 합산소득이 2억원인 고소득자 부부도 정부 지원 저금리 주택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저출생 문제는 저소득층에 국한하지 않는다며 소득 기준을 대폭 완화한 것인데, 전문가들은 이번 조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는 시행(1월29일)한 지 두달 된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의 부부 합산 소득요건을 기존 1억3천만원에서 2억원으로 올린다고 4일 밝혔다. 정부 내에서 저출생 문제는 소득과 관계 없이 심각한 사안이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기존 정책 대출의 소득요건을 훨씬 웃도는 기준으로 조정됐다. 다만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는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을 높이려면 기금운용계획변경이 필요하다.

당장 기존 소득요건을 맞추기 어려웠던 대기업이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중산층·고소득층 부부들이 혜택을 보게 됐다. 3년 전 3억원 규모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서울 영등포구에 집을 산 김아무개(35)씨는 “대기업 다니는 남편과 소득을 합치면 1억3천만원 기준을 살짝 넘겨, 기존엔 대출 갈아타기를 생각 못했다”며 “대출금리 5%대에서 내고 있는데 3%대로만 낮아져도 부담이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 상위 10%(소득 10분위) 평균소득은 1억9747만원으로, 정부가 높인 소득요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구입자금 대출(디딤돌)의 경우,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연 1.6~3.3%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제도다. 주택가액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가 대상 주택이다. 올해는 2023년 1월1일 이후 출생아를 둔 출산(입양) 가구가 대상이다. 순자산(가구 재산) 기준 요건은 5억600만원이다.

결혼 7년 이내의 신혼부부에게 지원하는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대출(버팀목)도 소득요건을 기존 부부 합산 75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린다. 전용면적 85㎡이하인 보증금 4억원 이하(비수도권은 3억원) 주택에 최대 3억원(비수도권은 2억원)까지 연 1.5~2.7% 금리로 대출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번 기준 완화로 부동산 시장 수요 자극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소득기준 완화는 경기 부양 목적이 아니라 결혼 패널티를 없앤다는 취지”라며 “이미 구매 수요가 있던 사람들이 좀더 낮은 정책 금리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이 최근 둔화한 것도 기준 완화에 대한 정부 부담을 덜어줬다. 정부는 27조원 규모로 신생아 특례대출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출시 일주일 만에 신청이 2조5천억원으로 몰렸지만 이후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다. 국토부는 1월29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4조5246억원(1만8358건) 규모로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첫 일주일과 그 나머지 기간 대출 신청 규모가 엇비슷한 셈이다.

전문가들도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지난해 시행한 특례보금자리론과 달리 신생아 특례는 결혼과 출산을 해야 신청할 수 있으니 수요가 대폭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저출산에 대응하는 효과보다는)기존 소득요건 기준의 근처에 걸려있던 고소득자들이 금리 혜택을 보는 정도에 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