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는 월세, 아파트는 전세’ 주택시장 대세 됐다
아파트는 매매가 폭등에 따라 전셋값 올라도 월세 줄고 전세 증가
주택시장에서 ‘빌라는 월세, 아파트는 전세’가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빌라는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는 매매시장 침체와 시중금리 하락으로 전세 수요가 커지면서 전세가격이 반년 넘게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올해 빌라 등 아파트 외 주택의 전월세 거래량에서 월세(보증부월세·반전세 포함) 비중은 70.7%로 집계됐다. 과거 5년 평균은 전세와 월세(51.8%) 비중이 비슷했지만 이제는 월세가 10건 중 7건을 차지하고 있다.
지방은 지난해 월세 비중이 70%를 넘어 올해 77.5%까지 올랐다. 빌라의 월세화는 2022년 말부터 대규모로 터진 전세사기 사건으로 전세보증금이 떼일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한 것도 공급 측면에 영향을 미쳤다. HUG는 지난해 5월부터 가입 요건을 보증금의 150%에서 126%로 낮췄다.
이에 올해 전세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수도권 빌라 3채 중 2채는 보증금을 낮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집주인으로선 세를 유지하거나 더 받으려면 보증금을 낮추거나 반전세로 바꿔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빌라는 아파트만큼 거래가 많지 않아 시세조회가 제한적이고, 다가구주택은 자신이 선순위인지 후순위인지조차도 알기 힘들다”면서 “전세사기를 피하려는 세입자의 생존 본능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은 오르고 월세 비중은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달 넷째주(3월25일 기준) 0.02% 상승하며 36주 연속 뛰었다. 지방은 0.04% 하락하며 11주 연속 떨어졌지만 서울(0.07%), 인천(0.17%), 경기(0.05%) 등 수도권(0.07%)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서울은 45주째, 수도권은 41주째 오름세를 나타냈다.
올해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2.2%(2월 기준)다. 2022년(38.8%)보다는 아직 높지만 지난해(43.9%)보다는 낮아졌다. 특히 서울(41.6%)은 2년 전 수준(41.2%)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2020년과 2021년에 폭등한 아파트값이 여전히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높은 수준이고,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강화된 대출규제로 매매가 부진한 가운데 시중금리가 인하 기대를 미리 반영해 하락하면서 전세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해석한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보증기관 보증서를 담보로 한 전세자금대출 평균 금리는 2022년 11월 연 5.18~7.45%를 기록하며 최고 7%대 중반까지 치솟았지만, 올 2월에는 연 3.79~4.64%로 최대 3.66%포인트 하락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아파트는 전통적으로 월세보다 전세 수요가 많았는데 (2022년) 금리 급등기에 대출이자가 비싸지면서 증가했던 월세가 금리 하락으로 다시 전세로 바뀌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빌라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아서 매매 시세가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깡통전세 우려가 아파트보다 크다”며 “다달이 은행에 (전세대출에 대한) 이자를 낼 것이냐, 집주인에게 월세로 낼 것이냐를 두고 각자 유리한 방법을 선택하면서 ‘빌라 월세, 아파트 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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