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계, R&D 예산 반신반의 "올해 예산도 확정 안됐는데?"

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2024. 4. 4. 05: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통령실에서 내년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을 편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R&D 예산 대혼란'을 겪은 과학기술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문성모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 총연합회(연총) 회장은 "R&D 예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역대 최대치로 편성하겠다는 목표는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지난해처럼 연구 현장을 피폐화시키는 예산 삭감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현장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의견을 청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년 R&D 예산 '역대 최대' 발표에 과기계 반응
뒤늦게 방향 바꾼 것은 '환영'
"총선 후 실행력 지켜봐야"


"정부의 말이 신뢰도가 떨어지는 이유가 올해 예산도 아직 확정이 안되어서입니다. 과제를 하긴 하는데 얼마가 될 지 확정을 안 해주고 있어요. 정부는 기다려봐라 하고 있고요. 지금 벌써 3개월이 지나갔습니다. 내년 R&D 예산을 '역대 최대' 수준을 목표로 한다는 대통령실 발표도 아직까지 정확한 수치가 없기 때문에 마냥 믿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한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

대통령실에서 내년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을 편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R&D 예산 대혼란'을 겪은 과학기술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뒤늦게나마 R&D 예산의 중요성을 인지한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총선 직전의 발표라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내년도 R&D 예산을 대폭 증액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편성하겠다는 목표를 전날 밝혔다. 박상욱 과학기술수석은 "정부 R&D 지원 방식의 개혁을 진행해 완수해 나가면서 동시에 내년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R&D 예산 파동 당시, 정부는 일관되게 'R&D다운 혁신'이 먼저 이뤄져야 예산 증액이 가능하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이날은 돌연 "개혁이 완결됐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우나 세계가 기술 경쟁에 뛰어드는 유례없이 빠른 기술 변화의 파고 속에서 개혁 작업에 매달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R&D 예산 방향이 바뀐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의 R&D 혁신 방향은 크게 네 가지다. ①적시에 필요한만큼 신속한 지원 ②신뢰에 기반한 투명한 연구 환경 ③경쟁 ·협력, 글로벌 개방과 연대 ④혁신·도전 R&D, 인재를 키우는 R&D다.

정부는 이를 위해 ①-1 연구 과제가 연중 수시로 시작될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하고 ②-1 연구비 비용과 연구 성과 포함 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③-1 과제 선정과 결과 평가 등에 평가자 마일리지 제도도 시행하고 ④블록 펀딩을 통한 대학부설연구소 경쟁력 강화와 국내외 대학 간 공동 연구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통령실 제공

R&D 예산을 '역대 최고'로 편성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려면 몇 달 더 걸릴 것"이라며 "저희가 진행하는 작업의 경과 상으로 대통령을 비롯해 경제부처, 과기부 혁신본부 등 목표하는 수준에 대한 공감대는 '역대 최고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만 부연했다.

과기계는 우선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문성모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 총연합회(연총) 회장은 "R&D 예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역대 최대치로 편성하겠다는 목표는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지난해처럼 연구 현장을 피폐화시키는 예산 삭감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현장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의견을 청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선 직전의 발표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이어확 국가과학기술계연대회의 공동대표는 "현재 연대회의에서는 과기수석과의 만남에 대한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데 이때 자세하게 듣게 되면 좋겠다"면서 "아직은 원론적이고 일방적인 이야기인데다 시기 상 총선 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혁신본부장 등이 구체적인 '숫자'를 이야기하는 정도를 봐야 할 듯 하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신뢰도가 낮고 총선 후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많았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예산 증액 얘기는 그 난리가 났던 작년 초에도 있었다"면서 "대통령이 과기 분야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해 놓고 두 달 만에 확 뒤집어 버렸기 때문에 신뢰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도 선거가 코 앞이라 말부터 먼저 던진 게 아닌지 의구심이 크다"면서도 "현재의 말들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hong@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