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전공의 대표 만나면 설득에 앞서 충분히 듣길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측도 대통령과 만날 용의를 갖고 있어서 양쪽이 시기와 장소, 방식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의료 사태의 핵심 당사자들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국민들 불안을 다소나마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7주째로 접어든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전공의들이다. 그래서 의사협회 비대위는 “대통령이 전공의와 만나 결자해지해 달라”고 했고, 전국의대교수협의회 비대위 홍보위원장도 2일 “전공의도 조건 없이 대통령을 한 번만 만나 달라”고 호소했다. 정부가 그동안 여러 차례 전공의들을 향해 “책임 있는 대표단을 구성해 대화의 자리로 나와달라”고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이런 점이 정부의 의대 증원 2000명 고수와 함께 이번 사태 장기화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제라도 이번 사태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가 만나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공의 집단 이탈이 40일을 넘기면서 환자들의 불안과 국민 불편은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진료 문제 말고도 이대로 가면 전공의 대규모 면허정지, 의대생 대량 유급 등 의료 대혼란도 피할 길이 없다.
윤 대통령은 1일 대국민 담화에서 증원 규모 재조정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심 쟁점인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융통성이 생긴 것이다. 전공의 처우 개선, 지역·필수 의료 개선, 의사 사법 리스크 경감 방안 등 다른 사안은 정부와 의료계의 목표가 다르지 않다. 정부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과 예산을 투입할 의지도 여러 차례 밝혔다. 양쪽이 더 이상 장외에서 공방을 벌일 이유와 시간이 없는 것이다.
전공의 대표들과 만나면 윤 대통령은 설득하기에 앞서 마음을 열고 충분히 들어야 한다. 전공의 대표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이번 사태를 악화시킨 큰 요인 중 하나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불식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고 어떻게든 이 문제를 풀어보려고 인내하는 대통령의 자세가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다. 경청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가 더 유연성을 발휘하고, 의료계도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하면 많은 문제들에 대한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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