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에이스 투수는 왜 대부분 18번?
미 프로야구(MLB) LA 다저스에서 이번 시즌부터 활약 중인 일본 출신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의 등번호는 18번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3년 연속 최우수 투수상을 받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지난해 뉴욕양키스 등 MLB 구단들이 등번호 18번을 비워놓았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일본 에이스 투수들의 등번호는 전통적으로 18번인 경우가 많았다. 미·일에서 두루 활약하며 ‘헤이세이(平成·1989~2019년 일본 연호)의 괴물’이라 불린 전설적인 우완 마쓰자카 다이스케(44)도 현역 시절 18번이었다. MLB를 거쳐 일본 야구로 복귀한 다나카 마사히로(36·라쿠텐 골든이글스)와, MLB에서 뛰고 있는 마에다 겐타(36·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도 마찬가지다. 현재 일본 야구에서 ‘18번’을 달면 자연스럽게 ‘가장 뛰어난 투수’로 통할 정도다.
일본 에이스 등번호 18번은 최소 1950~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길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명감독 후지타 모토시(1931~2006)가 선수 시절 사용했고, 같은 팀 감독과 야구 해설가로도 활약한 호리우치 쓰네오(76)도 마찬가지였다. 주로 신인왕을 받은 선수들이 18번을 선택하면서 굳어졌다는 설이다.
일본 스포츠 매체들에 따르면, 전통 연극 가부키에서 유래한 ‘18번’과의 연관성도 제기된다. 에도 시대 가부키 배우가 연기해 큰 인기를 끈 풍자 소극 18개의 목록은 훗날 ‘가부키 18번’으로 불리면서 자랑할 만한 뛰어난 것을 의미하게 됐다. 이처럼 ‘18번’이 일본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대두되면서 일각에선 ‘한국 노래방에서 애창곡을 뜻하는 18번이란 말을 쓰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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