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 정부는 농촌 의료현실 외면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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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료파업으로 온 세상이 뒤숭숭하다.
농촌 지역의료원의 필수과목인 내과, 정형외과 의료 인력은 고액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한다.
구급차 뺑뺑이나 농촌 주민들이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일이 없도록 지역에 폭넓은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게 의사 수를 늘리려는 이유다.
어렵게 시작한 의대 증원이 농촌의 의료 사각지대 해소라는 결실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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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료파업으로 온 세상이 뒤숭숭하다. 의정 갈등이 생각보다 크고, 장기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의료파업은 대형 병원이 밀집한 서울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비수도권에서 관심이 더 크다.
의료 낙후 지역에선 “의료계가 공공 의대를 반대하더니 2000명 증원이라는 폭탄을 맞았다”고 비꼬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수도권에선 오랫동안 의료인력 확보를 부르짖었다. 지역 의대를 나와도 수도권으로 가버리기 일쑤다. 취업을 위해 타지로 떠나는 건 일반 직장인과 다를 게 없다.
충북 단양군은 오는 7월 1일 의료원 개원을 준비하면서 원장과 전문의 4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전국 15개 보건의료원 중 최고 액수의 연봉을 제시했지만 3차례에 걸친 채용 공고에도 원장과 응급의학과 의사 1명은 응모자가 없었다. 군은 응급의학과 의사 연봉을 3억 8400만원에서 4억 320만원으로 올렸다가 4차 공모에는 4억 2240만원까지 인상했다. 또 아파트 숙소는 물론 별장 제공이라는 파격적 조건을 내건 끝에 채용에 성공했다. 단양군은 재정 여건이 열악하지만, 의료복지에 대한 군민의 갈증 해소를 위해 고액의 연봉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농촌 지역의료원의 필수과목인 내과, 정형외과 의료 인력은 고액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한다. 고령화되다 보니 요즘 시골에서 다리·어깨 등을 수술한 환자들이 많으나 관련 의사가 없어 재활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제때 치료를 못 받아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수도권에서도 넉넉한 월급에 좋은 집을 살 수 있는 의사들이 굳이 시골로 오지 않으려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렇다면 의대 입학 때부터 조건을 달면 어떨까. 출신 대학의 지역에서 일정 기간이라도 근무하게 만드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OECD 평균 3.7명보다 낮다. 인구 10만 명당 의대 졸업자 수도 7.4명으로 OECD 평균인 13.5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다른 나라들은 의사 수를 늘린 반면 우리는 2006년 의대정원을 동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장 마지막에 늘린 것이 2006년이니, 지금 시행해도 17년 만이다. 현재 관심은 의대 증원에만 쏠렸고 정작 핵심인 의사를 지역에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지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열악한 지역 의료 인프라는 단순 의료계에 국한되지 않고 지방 소멸을 앞당기는 단초가 될 수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2023 이슈’를 보면 지방소멸 위기의 원인과 결과로 지역 의료 인프라의 부실 문제가 꼽혔다. 지역 쇠락과 의료 인프라 붕괴는 상호 악순환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진료를 위한 타지 이동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많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은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이유를 다시 곱씹어 봐야 한다. 증원 외에 다른 대책 없이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 늘어난 의사를 필수 의료와 지역에 안착시키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의료계도 의대 증원을 바라는 민심이 단순히 의사가 돈을 많이 벌어서, 질투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구급차 뺑뺑이나 농촌 주민들이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일이 없도록 지역에 폭넓은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게 의사 수를 늘리려는 이유다.
이번 파업에 많은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상처 입고, 대학은 분열 위기까지 처했다. 증원에 성공한다 한들 지역에 의사가 없는 한 지역 의료 붕괴는 막지 못한다. 어렵게 시작한 의대 증원이 농촌의 의료 사각지대 해소라는 결실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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