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모든 서비스에 ‘이것’ 입힌다…조직 확 뜯어 고친다는데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4. 4. 3. 22: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9년만의 승부수
CIC 버리고 전문조직 신설
서비스 전반에 AI 본격 접목
카카오도 관리자 직급 축소
네이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는 사업 개진과 서비스 확충을 위해 전사 조직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다.

검색부터 쇼핑, 커뮤니티 등 네이버 기술 전 영역에 A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목표 아래 그동안 독자적으로 운영돼 오던 사내독립기업(CIC·Company In Company)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최수연 대표 직속의 의사결정기구를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네이버 내부적으로 각 사업군마다 AI 서비스를 내재화하는데 있어 간극이 존재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직개편이 네이버의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란 게 수뇌부 판단인 것으로 파악된다.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이날 열린 사내 간담회인 ‘컴패니언 데이’에서 이러한 회사의 방향성을 공유하며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네이버 성장의 밑걸음이 됐던 CIC 제도를 없애고 이를 본사 중심의 전문 조직으로 재편하게 된 취지에 대해 소상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네이버에는 검색 서비스를 담당하는 ‘서치’부터 창작자 지원 및 카페·밴드 등의 사업을 하는 ‘커뮤니티’, PC·모바일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 사업이 중심인 ‘비즈’, 네이버 쇼핑·스마트스토어 등 이커머스 사업을 담당하는 ‘포레스트’, 네이버 예약·지도·플레이스 등 지역 정보 기반 사업을 하는 ‘글레이스’ 등 5개의 CIC가 있다. 이를 네이버는 모두 본사로 흡수하고 12개의 전문 조직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12개 조직은 큰 그림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과 기술 혁신을 창출한 개발과 설계 중심의 ‘프로덕트앤 플랫폼’과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고 서비스 매력을 높이는데 집중하는 ‘비즈니스 앤 서비스’ 및 사용자 수요에 맞는 콘텐츠 유형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콘텐츠’ 등 3개 파트로 구분된다.

네이버 측은 이번 조직 개편과 관련해 “인터넷 산업의 핵심 영역인 광고, 쇼핑, 지역의 비즈니스 전문성을 세분화 및 전문화해 시장 동향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선제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며 “또한 사용자에게 AI, 데이터, 검색 등 네이버의 핵심 기술 기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장기적인 기술 성장을 창출할 프로덕트&플랫폼 영역은 팀네이버의 새로운 기술혁신 엔진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네이버는 최 대표 직속으로 ‘글로벌 경영’ ‘프로덕트앤 테크’ ‘임직원성장’ 등 3개의 위원회를 신설했다. 그동안 각 CIC 별로 움직였던 사업 영역을 모두 ‘탑다운’ 방식으로 최 대표 주도 하에 본사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사 AI 기술조직과 B2B(기업 간 거래) 사업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로 집결하는 작업을 단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조직개편이 네이버클라우드 중심의 B2B AI 사업을 강화하는 취지라면, 이번 인사는 네이버 자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서비스와 관련 기술에 AI를 적극 이식해 나감으로써 네이버 본체의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네이버는 ‘치지직’(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과 ‘네이버 밴드’(SNS) 등 일부 사업군에 대해선 별도의 ‘셀’ 조직으로 분리해 어느정도 독자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최 대표는 “사업 영역 간의 경계가 다시 한번 허물어지고 있는 인터넷 환경과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전사 차원의 전략으로 대응하고자 지난 9년간 네이버를 성장시켜온 CIC 중심의 체계 또한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사업, 서비스, 콘텐츠 등 전 영역을 모두 나눠 각 영역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더욱 다양한 인사이트가 터져 나올 수 있도록 위계를 최소화하고 평평하게 펼친 조직구성으로 개편한 만큼, 조직간 활발한 토론과 다양한 협업이 어느때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조직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명한 정보공유, 활발한 협업이 전사 및 팀네이버 차원에서 더 속도감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일하는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도 최근 커머스CIC를 본사로 흡수하는 한편 기존 다음CIC를 숏폼과 카페·스토리 등의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별도 조직인 ‘콘텐츠 CIC’로 재편했다. 또 카카오의 AI 연구·개발(R&D)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과 별도로 본사 중심의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최고AI 책임자(CAIO)를 영입하는 등 버티컬 AI 서비스 확대를 위한 전장을 재정비하기도 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대표급인 C레벨 아래 부문장·실장·팀장·파트장·셀장 5단계로 돼 있던 관리자 직급 체계를 성과리더·리더 2단계로 개편하고, 소규모 조직을 통합하는 등 조직과 직팩 구조를 단순화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커머스 영역에서 알리, 테무 등 외산 플랫폼의 공세가 더해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상당한 위기감을 갖고 조직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AI로, 궁극적으로 양 사 모두 네이버AI, 카카오AI를 통해 소비자 생활 전반을 관장하고 편의성을 도모하는 필수 플랫폼으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