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기자회견] 수비만 하는 감독? NO!...스타일 바꾼 윤정환 감독 "저 공격 축구 좋아해요"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춘천)] "사실 저 공격도 좋아합니다."
강원FC는 3일 오후 7시 30분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에서 3-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강원은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대구는 광주FC전 승리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강원은 이번 경기 전까지 무승이었다. 1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1-1로 비겼고 광주FC에 2-4로 패했다. 대전하나시티즌, FC서울과 연이어 1-1로 비기면서 3무 1패를 기록했다. 최하위권으로 내려갔는데 누구도 윤정환 감독과 강원을 비판하지 않았다. 경기력으로 보면 K리그1 최고였다. 승리를 못한 게 의아할 정도로 경기 내용은 압도적으로 좋았다.
오늘은 결과까지 챙겼다. 윤석영 프리킥 선제골이 나오면서 리드를 했다. 이후에도 야고가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양민혁, 웰링턴이 빠르게 파고 들어가는 패턴이 이어졌다. 패스가 끊겨도 계속 밀고 들어가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강력한 공세를 퍼붓던 강원은 후반 20분 이상헌이 골을 터트리면서 차이를 벌렸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속공은 이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이상헌의 쐐기골까지 터졌다. 결과는 강원의 3-0 승리였다. 강원이 만들어낸 수많은 기회를 생각하면 윤정환표 공격 축구가 제대로 먹혔다고 볼 수 있다. 결과에 이어 내용에서도 강원의 승리였다.
윤정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주중 경기인데 많은 관중들이 왔다. 성원에 보답을 했다. 경기 내용은 하고자 하는 축구를 제대로 보여줬다.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빌드업을 하면서 잘 운영했다. 선수들이 집중해서 잘해줬다. 전반에 득점이 나오면서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후반 들어서도 공격을 놓치지 않았던 부분이 원활하게 잘 나왔다. 대구도 힘든 일정 속 체력 문제가 있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더 준비가 잘 되어 보였다. 많은 골을 넣은 건 처음이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내용적으로 변화를 잘 주는데 선수들이 잘 적응한다. 계속해서 우리가 기용할 자원 안에서 이런 축구를 해야 한다. 주말에 전주를 간다. 준비를 잘하겠다"고 총평했다.
윤석영 선제골을 두고 "득점 이후로 대구에 밀렸다. 고비가 있었는데 잘 넘겼다. 그래서 이 결과가 나왔다"고 언급했다. 역습 전개가 좋았던 부분에 대해선 "대구는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앞에 나와서 수비를 하고, 공격을 했다. 대구의 롱볼을 조심하고 우리 공을 만들면서 기회를 맞이했다. 자연스럽게 역습이 잘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상헌이 5득점에 도달하면서 득점 랭킹 1위에 올랐다. 윤정환 감독은 "득점 감각은 정말 좋은 선수다. 주위 선수들하고 소통과 호흡이 정말 좋다. 오늘은 개인 능력을 잘 발휘했다. 침착하기도 했다. 이게 이상헌의 장점이다. 본인이 지금 결과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시즌 전 기대 이상이다. 컨디션, 자신감이 더 올라갈 거라고 본다"고 칭찬했다.
앞서가고 있어도 윤정환 가독은 가브리엘, 조진혁을 넣고 계속 공격 축구를 했다. "야고가 힘들어 했다. 다음 경기도 있어서 웰링턴도 뺐다. 조진혁은 내가 부임한 이래 처음 경기를 뛰었다. 훈련에서 열심히 했고 기대를 했는데 경기에서 잘해줬다. 가브리엘도 선발은 아니어도 경쟁을 잘하고 있다. 수비만 하지 않고 공격을 펼치려는 게 내 계획이었다"고 했다.
윤정환 감독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평이다. "작년 끝날 때 즈음에는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 때 선수들을 봤을 때 이런 축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동계훈련 때 이런 공격 훈련을 많이 했다. 한국 와서 수비 축구를 한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사실 어느 팀이든 수비적으로 할 때도 있고 공격적으로 가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기도 한다. 공격을 좋아하는 감독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주려고 했다. 그동안 내용만 좋았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오늘은 결과까지 얻어 기쁘다. 선수들이 더더욱 자신감을 가질 거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전북 현대, 울산 현대 2연전을 앞뒀다. 윤정환 감독은 "만만한 팀은 없다. 둘 다 우승권 팀이다. 전북은 지긴 했어도 방심하지 않을 것이다. 전북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잘 이용하려고 한다. 그러면 승리도 기대할 것이다. 울산은 전북전이 끝나고 생각하겠다. 전북 이기고 울산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홈 3경기 연속으로 왔다. 끝까지 관전을 하고 선수단과 축하를 했다. 윤정환 감독은 "도지사가 된 이후 호에서 승리가 없었다고 하셨는데 오늘 대승을 거뒀다. 죄송했는데 내용, 결과 모두 얻었다. 좋아하셨고 선전을 기원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웃으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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