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니폼 입은 손호영 “트레이드, 내 야구 인생의 전환점”
빅리그 도전 실패·독립리그 거쳐
LG 신인 지명 끝 지난달 맞교환
한화전서 결승타 ‘전투력’ 선보여
야구장에 나가는 게 무섭고 두려웠다. 프로야구 롯데 내야수 손호영(30)은 꽤 오랜 시간 무언가에 쫓기듯 위축돼 있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충훈고 졸업 후 홍익대에 재학 중이던 2014년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3년간 빅리그의 문을 두드렸지만, 그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컵스에서 방출된 2017년 국내로 돌아와 병역을 다한 손호영은 독립리그 연천 미라클을 거쳐 2020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23순위)에서 LG의 지명을 받았다. 넘치는 의욕과 달리 그는 LG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부상이란 암초도 앞길을 가로막았다.
손호영은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94경기 타율 0.253, 4홈런, 23타점, OPS 0.663의 성적을 거뒀다. 그는 LG 시절을 돌아보며 “항상 조급했다. 야구장에 나갈 땐 무섭고, 두려운 게 많았다”고 털어놨다.
안갯속에서 길을 헤매던 그에게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경로’가 제시됐다. LG와 롯데는 지난달 30일 손호영과 우강훈(투수)을 맞교환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간 1군에서 거의 뛰지 못했던 손호영에게 롯데는 기회의 땅이었다. 롯데 내야는 안치홍(이적)과 한동희(부상)의 이탈로 전력이 크게 약화한 상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기본적으로 힘과 스피드가 있다”며 “스윙이 짧고 간결해졌는데, 계속 치다 보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손호영은 지난달 31일 사직 NC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2번째 경기였던 2일 대전 한화전에선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롯데는 손호영의 결승타에 힘입어 7연승 중이던 한화를 1-0으로 꺾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손호영은 “다른 것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자’는 생각만 했다”며 “불안과 걱정 없이 ‘거침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손호영은 늘 ‘전투력’ 넘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부진 각오도 밝혔다. 그는 “파울 타구 하나도 끝까지 따라가는, 늘 전투력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아직 롯데 선수로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손호영은 기분 좋은 예감을 이야기하며 눈을 반짝였다. 그는 “롯데는 남은 야구 인생의 마지막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글·사진 대전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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