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제라딘 수녀 등 ‘삼성호암상’…공학상에 첫 여성 수상자

노도현 기자 2024. 4. 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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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6명 중 여성 4명 ‘역대 최다’
상금 3억원…내달 31일에 시상식
‘2024 삼성호암상 수상자’. 왼쪽부터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故) 남세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 호암재단 제공

‘2024 삼성호암상’을 받은 6명 중 4명이 여성으로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수상자가 나왔다. 공학상에선 최초의 여성 수상자가 탄생했다.

호암재단은 2024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 미국 뉴욕대 교수(55),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 남세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54), 공학상 이수인 미국 워싱턴대 교수(44), 의학상 피터 박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53), 예술상 소설가 한강(54), 사회봉사상에 제라딘 라이언 수녀(76)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여성 최초로 호암공학상을 수상한 이수인 교수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분야를 이끌고 있는 혁신가로 꼽힌다. AI의 판단과 예측 과정을 이해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XAI 분야에서 ‘SHAP 방법론’을 개발해 AI의 신뢰성을 향상시켰다. 세계적 미생물학자인 혜란 다윈 박사는 인간을 비롯한 일반 생물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결핵균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 결핵 등 다양한 감염병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설가 한강은 한국인 최초로 영국 부커상을 받은 소설 <채식주의자> 등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고통과 슬픔,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을 특유의 날카롭고 섬세한 시선과 독특한 작법으로써 미적 승화로 이끌어내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라딘 라이언 수녀는 1975년 한국 입국 후 의료봉사를 시작해 전남 목포 최초의 장애인 복지시설 ‘생명의공동체’를 설립하는 등 50년간 목포 지역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헌신해왔다.

고 남세우 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해 양자역학 분야의 오랜 논쟁 주제였던 ‘벨 부등식’의 실험적 위배 증명을 가능케 하는 등 양자역학과 양자정보과학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그는 심사가 진행되던 지난 1월 작고했다. 피터 박 교수는 세포의 방대한 DNA 유전 정보에 대한 컴퓨터 분석법을 개발해 암 치료 분야 발전에 이바지한 생물정보학계 권위자로서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다음달 31일 열린다. 호암재단은 1991년부터 삼성호암상을 통해 학술·예술 및 사회 발전과 인류 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한국계 인사를 포상해왔다. 올해까지 총 176명에게 상금 343억원을 수여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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