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star] “계속 함께 가야죠!” 김기동의 믿음에 보답한 ‘2골 2도움’ 일류첸코

[포포투=정지훈(상암)]

“본인도 답답해한다. 하지만 계속 함께 가야 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김기동 감독의 믿음에 일류첸코가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확실하게 부응했다.

FC서울은 3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에서 김천 상무에 전반에만 4골을 퍼부으며 5-1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리그 4경기 무패(2승 2무)를 이어갔고, 승점 8점으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서울은 이번 시즌 울산과 전북의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김기동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린가드, 류재문, 강상우, 최준, 술라카, 시게히로 등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김기동 감독의 축구가 완성되지 않은 모습이다. 서울은 개막전에서 광주에 0-2로 완패를 당했고, 인천과의 홈 개막전에서는 답답한 흐름 속에 0-0에 그쳤다. 제주에 2-0 승리를 가져가며 첫 승을 만들었지만, 강원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김기동 감독은 자신부터 돌아봤다. 김천과의 경기를 앞둔 김기동 감독은 “강원전 이후에 선수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동계 훈련을 제대로 함께 준비하지 못하면서 아직 팀을 완성하지 못했는데, 1라운드부터 상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주다보니 혼돈이 있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려 한다. 예전 모습에서 탈피하려고 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급할 때 일수록 돌아가고, 믿음을 줘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에서 함께 했던 임상협, 일류첸코, 팔로세비치, 강상우, 권완규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믿음을 보였다. 특히 일류첸코에 대해서는 “계속 함께 가야 한다. 본인도 답답해하는 것 같다. 마음도 급하고, 나이도 있다 보니 갑자기 폼이 올라오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본인도 노력하고 있고, 점점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김기동 감독의 믿음에 일류첸코가 확실하게 부응했다. 서울은 전반에만 4골을 퍼부었는데, 일류첸코가 2골 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전반 15분 일류첸코가 포스트 플레이를 통해 공을 지킨 후 내준 볼을 조영욱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김기동 감독이 원하는 공격 전개 장면도 나왔다. 전반 33분 팔로세비치가 압박을 통해 상대의 볼을 끊어낸 후 패스를 내줬고, 이것을 임상협이 침투해 반대로 패스를 연결했다. 이후 쇄도하던 일류첸코가 깔끔하게 마무리했고, 포항에서 함께 했던 세 선수가 득점을 합작했다.

일류첸코의 활약은 계속됐다. 전반 38분 최철원이 길게 연결한 볼을 기성용이 잡아 반대편을 보고 패스를 연결했고, 빠르게 침투하던 일류첸코가 슬라이딩을 하면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여기에 전반 추가시간에는 일류첸코의 패스를 받은 임상협이 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후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일류첸코를 지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일류첸코가 끝까지 슈팅 모션을 취한 덕분에 수비수와 골키퍼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었던 득점이었다.

후반전에도 헌신적으로 뛰었다. 일류첸코는 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싸워주며 공간을 만들었고,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었다. 후반에는 득점보다는 연계에 중점을 두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후반 32분 박동진과 교체될 때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서울 팬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일류첸코는 서울 서포터가 있는 북쪽으로 나가며 박수를 보냈고, 팬들은 일류첸코를 연호했다. 이후 일류첸코는 벤치에 있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눴고, 마지막으로 김기동 감독과 포옹을 했다.

사실 일류첸코의 지난 시즌 활약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이에 서울은 이번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새로운 공격수를 물색했지만, 김기동 감독은 “일류첸코에게 믿음을 주려고 한다. 계약이 1년 남았는데, 이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며 믿음을 드러냈고, 결국 일류첸코가 화려하게 부활하며 부응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