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아직 멈추지 않는다···‘바람의 손자’의 남다른 집중력, 9회 2사에서도 빛났다
거세게 불던 바람이 마침내 멈추는 듯 했다. 하지만 야구는 역시 끝까지 봐야 아는 법. 메이저리그 데뷔 후 매경기 출루를 이어가며 승승장구하던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그 기록을 6경기까지 늘렸다.
이정후는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원정 경기에 1번·중견수로 선발 출장, 5타수1안타에 2삼진을 기록했다. 이정후의 타율은 0.292(24타수7안타), OPS(출루율+장타율)는 0.762가 됐다. 또 6경기 연속 출루까지 이어갔다.
이정후는 앞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 4연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 타점, 득점, 홈런, 볼넷 등 모든 것을 기록하며 화려한 출발을 했다. 바로 전날 열린 다저스전에서는 다저스의 왼손 선발 제임스 팩스턴을 상대로 멀티히트를 작성, 메이저리그 데뷔 후 왼손 투수 상대 첫 멀티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존에 들어오는 공이 아니면 거의 방망이를 내지 않은 이정후의 선구안은 현지에서도 찬사였다. 그런데 이날 그 이정후의 선구안이 흔들렸다.
다저스가 불펜데이를 가동한 이날,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오프너로 나온 라이언 브레이저를 상대로 볼카운트 0-2에서 높게 들어오는 95.2마일짜리 싱커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초 2사 1·2루에서는 다저스의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왼손 투수 라이언 야브로 2구째 커브를 잡아당겼으나 2루 땅볼에 그쳤다.
5회초 1사 후 다시 야브로를 만난 이정후는 또 볼카운트 0-2의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그리고 3구째 스트라이크존 높게 제구된 76.1마일짜리 커브를 힘껏 밀어쳤으나 좌익수 플라이로 잡혔다. 이정후는 7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0-2에서 마이클 그로브의 바깥쪽 존에 걸치는 슬라이더를 그대로 지켜보며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사실 이날 이정후의 흔들림은 심판의 영향도 컸다. 이날 주심을 맡았던 필 쿠지는 이날 스트라이크존이 일정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어떤 때는 굉장히 넓게 스트라이크존을 가져가다가도, 또 어떤 때는 극단적으로 좁아지기도 했다. 8회초 1사 1루에서 초구 몸쪽으로 던진 슬라이더와 4구째 존에 낮게 걸치는 패스트볼이 모두 볼 판정을 받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상당히 화를 내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을 정도였다.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 했던 이정후는 8회초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이 점수는 뽑지 못했어도 출루에 성공하면서 9회말 2사 후 극적으로 마지막 한 번의 기회를 더 얻었다. 다저스의 에반 필립스를 상대한 이정후는 2구째 한복판에 들어온 92.9마일짜리 커터를 잡아당겼고,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한편 경기는 다저스가 5-4로 이겼다. 브레이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두 번째 투수 야브로가 4실점을 내줬지만 4.1이닝을 잘 버텨줬고, 이후 알렉스 베시아, 그로브, 에반 필립스가 차례대로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에서는 MVP 모드의 무키 베츠가 시즌 5호 솔로홈런을 포함해 5타수2안타 1타점 2득점, 프레디 프리먼이 4타수3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반면 오타니 쇼헤이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건 웹은 다저스 강타선의 위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3.2이닝 7안타 5실점 패전을 안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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