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씨 마르는 물고기, 말라 죽는 숲…'눌러앉은 철새'에 생태계 신음
원래는 겨울마다 찾아오는 철새였는데, 어느 순간 텃새처럼 눌러앉은 '민물 가마우지'란 새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새떼가 지날 때마다 숲이 말라 죽고, 물고기들이 씨가 마른다는 건데, 최근 포획이 허가되긴 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송우영 기자입니다.
[기자]
숲엔 온통 검은 새들 뿐입니다.
하늘도 까맣게 뒤덮습니다.
겨울에 오던 민물가마우지입니다.
얼마 전부턴 기후 온난화로 날이 따뜻해지면서 아예 우리나라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먹성이 대단합니다.
하루에 많게는 5~6kg의 물고기를 잡아 먹습니다.
[심옥금/마을 주민 : 고기도 좀 살아야 되고 왜가리도 살아야 되는데 저놈들이 와가지고 못살게 하니까. 빨리 쫓든지 어떻게 했으면. 어디 다른 나라로 갔으면 좋겠어요.]
물고기를 마구 잡아먹는 것만 문제가 아닙니다.
백로나 왜가리가 지어놓은 둥지도 빼앗아 사용하고 있어서요.
주민들은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 뜨내기들이 박힌 돌 빼내는 거야 지금. 맞아. {그러니까요.} 집을 뺏겼다니까 쟤네들이. 집을 다 뺏겨서 이 밑에 가 요래 모여 있더라고.]
이뿐만이 아닙니다.
나무들이 하얗게 말라 죽었습니다.
민물가마우지 배설물 때문입니다.
워낙 많은 배설물을 내놓는 데다 유독 산성이 강해 숲이 말라가고 있는 겁니다.
일년에 두세 번 번식을 할 정도로 번식력도 강합니다.
정부가 파악한 둥지만 전국에 5800여 개로, 5년 전보다 50% 넘게 늘었습니다.
[오현섭/낚시터 주인 : 수원 방향이에요. 다 그쪽(서식지)에서 날아와서 이제 해 뜨면서 먹이 활동을 시작해요. 한 마리당 하루에 한 (물고기) 8마리 정도를 먹어요. 그러면 하루에 한 200㎏ 정도 (피해를 봐요.)]
결국 환경부는 지난달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 포획을 허가했습니다.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공원 근처에 이렇게 폴리스라인에 쳐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총을 사용해서 민물가마우지를 잡는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포획도 쉽지 않습니다.
[장영수/강원 영월군 유해조수포획단 : 어제하고 오늘 나와 보니까 얘네가 거리를 두지 않아요.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슬금슬금 이제 멀어지니까 유효 사거리가 나오질 않아요.]
수도권에서도 총 사용을 허가한 지자체가 생겼지만, 하루 종일 사격을 해도 몇 마리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진성/경기 시흥시 유해조수포획단 : 영리해가지고 총을 한 번 쏘면 다 날아가고 또 이제 오래 다른 데 갔다가 오는 편이라. 이걸 빨리 이제 전국적으로 해야 되고.]
총까지 써야 할 정도로 민물가마우지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지자체들은 피해가 크지 않다며 소극적입니다.
이러는 사이 숲과 물고기가 입는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작가 강은혜 / VJ 김한결 / 영상디자인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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