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도 부울경 돌며 총선 지원 광폭 행보

尹에 연일 각 세우며 민주 후보 지원사격…파란옷 입고 금정 박인영과 범어사 방문

퇴임 후 ‘잊힌 사람이 되겠다’고 공언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연일 4·10 총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응원 방문에 나서며 총선 국면에 본격 등판했다.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3일 민주당 박인영(금정) 후보와 함께 범어사를 방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외투를 입었다. 이날 정여 스님(범어사 방장) 등과 1시간 30분가량 대체 상수원 확보 등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차담을 가졌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박 후보에게 “이번 선거는 꼭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또한 박 후보에게 “일단 국회의원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의 험지인 부울경(PK) 후보 지원에 직접 나서는 한편 현 정부 비판에도 열을 올리며 현실 정치 한 복판에 뛰어든 모양새다. 최근 이틀 동안 PK 지역에 출마한 다섯 명의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전날에는 울산에서 동구 김태선, 중구 오상택, 남구 전은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지난 1일엔 옛 지역구였던 부산 사상을 찾아 배재정 후보를 격려하고,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갑 이재영 후보와 만났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엔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고 했고, 이튿날엔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직격탄을 연속으로 날렸다. 전임 대통령이 민주당의 총선 프레임인 ‘정권 심판론’을 함께 띄운 것으로, 접전지가 많은 PK 지지층을 막판 결집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놓고 민주당에서는 환영 분위기다. 박재호(남) 의원은 “윤 정부가 워낙 못하고 있어서 문 전 대통령의 잇딴 방문이 부산 전체 선거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 중 퇴임하자마자 총선 판에 파란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을 본 적 있냐”며 “부동산 정책을 꽁꽁 묶어놓으면서 우리한테 돈 빌리지 못하고 집 못 사게 할 때 양문석이란 사람은 사기대출 받아서 집 샀다”고 지적했다.

한 부산지역 국민의힘 후보 역시 “부산 시민이 문 정부 실정의 악몽을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무책임하고 국민 분열을 일으키는 행보다. 지난 정부를 표로 심판했던 PK 세력을 결집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