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노총 탈퇴 강요' 허영인 SPC 회장 구속영장 청구

소환조사 번번이 무산…전날 전격 '체포'
검찰, 이틀간 고강도 조사…구속영장 청구
SPC 측 "허 회장 상태 무시…무리한 체포"

검찰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로 허영인(75) SPC그룹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3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허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번번이 무산되자 전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뒤 이틀간 고강도 조사를 진행해 왔다.

앞서 허 회장은 지난달 18, 19, 21일 검찰의 세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한 끝에 25일 출석했지만, 한 시간 만에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귀가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일 또다시 소환 요청에 불응하자, 검찰이 강제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허 회장은 2019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SPC 자회사인 PB파트너즈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허 회장은 사측 친화적인 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 노조의 조합 가입을 지원하고 해당 노조가 사측 입장에 부합하는 언론 인터뷰를 하거나 성명을 공개하도록 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같은 부당 노동행위가 SPC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22일 황재복 SPC 대표를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구속기소한 황 대표에게서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21년 7월 민주노총 고발로 시작된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SPC 백모 전무가 검찰 수사관 김모씨와 허 회장의 수사정보를 거래한 정황을 확보하고 두 사람을 각각 뇌물공여와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당시 자회사 주식을 저가에 매각한 배임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허 회장은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이 항소했다.

한편 SPC는 이날 오전 "허 회장은 심신 안정을 취해 건강 상태가 호전되면 검찰에 출석하려 했고 이런 사정을 소상하게 검찰에 소명했으나 검찰이 허 회장의 입장이나 상태를 무시하고 무리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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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서윤 기자 sa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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