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주년 4·3희생자 추념식…“아픔 보듬어 미래로”
[앵커]
오늘은 현대사의 비극 제주4·3사건이 일어난 지 76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4·3 희생자추념식이 제주에서 봉행됐는데요.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4·3의 아픔을 보듬어 통합의 미래로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나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늘도 아는 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4·3희생자추념식이 봉행됐습니다.
4·3의 광풍으로 부모와 형제를 모두 잃은 할머니를 둔 손녀가 연단에 오릅니다.
[한은빈/4·3유족 김옥자 할머니 손녀 : "저희 할머니 시간은 여전히 5살에 머무르고 있지만 그리움에 사무친 아버지 얼굴은 그 시간 속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할머니 기억 저편에 흐릿하게 남은 아버지의 얼굴이 AI 기술로 복원됐습니다.
70여년 만에 만난 아버지, 할머니는 한 맺혔던 세월을 눈물로 씻어냅니다.
[김옥자/할머니/4·3희생자 유족 : "아버지 당신 닮은 것 같나요? 닮았다면 닮았다고 말씀해주세요."]
한덕수 국무총리는 4·3의 상처를 보듬어 통합의 미래로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 트라우마치유센터 건립과 2025년까지 추가 진상조사도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평화와 번영의 섬 제주가 과거의 아픔을 딛고,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유족들의 호소도 나왔습니다.
[김창범/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 "4·3왜곡 처벌에 관한 4·3특별법을 개정해 줄 것을 대한민국 정치권에 강력히 요청합니다."]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해 4·3희생자를 추모했습니다.
불어라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라는 이번 4·3 추념식의 주제처럼 제주 4·3은 아픈 과거를 넘어 서로 화해하고 상생하자는 평화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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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훈 기자 (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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