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대응 위해 조직 개편…사내독립기업 싹 없앤다

9년 만에 조직 틀 바꿔…본사 주도권 강화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감독 업무혁신을 위한 금융감독원-네이버 업무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이버가 인공지능(AI)에 중점을 두고 본사 주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사 조직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친다. 그동안 독립적으로 운영돼 왔던 사내독립기업(CIC)을 전면 폐지하고, 최수연 대표 직속의 의사결정기구를 신설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조직 체계의 틀을 바꾸는 것은 9년 만이다.

3일 네이버는 임직원 소통행사인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이같은 조직개편 방향을 공유했다. △개발과 설계를 중심으로 조직 혁신을 이끌 프로덕트&플랫폼 영역 △광고를 비롯한 비즈니스&서비스 영역 △콘텐츠 영역이라는 큰 분류 하에, 총 12개의 전문 조직을 운영하는 구조다. 세부 전문조직은 이달 말 확정된다. 단, 치지직, 밴드, 뮤직 서비스 등은 독립적인 셀 조직으로 운영해 차후 분사 가능성도 열어 뒀다.

기존의 △비즈(광고) △서치(검색) △포레스트(쇼핑) △글레이스(지역 정보) △커뮤니티 등 5개 사내독립기업으로 운영했던 조직은 모두 해체한다. 과거 네이버는 인사·재무 등에 있어 독립성을 강화한 사내독립기업을 키우고 시장 경쟁력이 갖춰지면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켜 자회사로 거느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2015년 첫 사내독립기업이었다가 2017년 분사한 네이버웹툰, 마찬가지로 사내독립기업 네이버페이에서 2019년 분사한 네이버파이낸셜이 그런 경우였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대표 직속으로 신설되는 의사결정기구인 3개 위원회는 △글로벌경영 △프로덕트&테크 △임직원 성장 분야에 걸쳐 전문조직의 일사불란한 지휘를 이끌 예정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 성장 토대를 마련한다는 기조 하에, 본사에서 직접 관리해 조직 관리 효율성을 높이면서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전사 차원의 전략으로 대응하고자 했다”고 이번 조직개편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