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화 제안에 대답없는 전공의들…마주 앉을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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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에게 대화의 뜻을 내비쳤지만, 전공의 단체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정진행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전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는 이날 한겨레에 "정부가 2천명 증원을 못 박아 두고 있고, 이때까지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불안하게 해놓고 이제 와서 전공의들에게 조건 없이 만나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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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증원 배정 멈춰야”
의대 교수들 “2천명 증원 철회부터”
새 인턴 임용 등록 4.3% 그쳐
정부, 보건소 비대면 진료 허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에게 대화의 뜻을 내비쳤지만, 전공의 단체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 교수들은 “환영”이라면서도 “2천명 증원 배정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전공의 쪽에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아 대화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3일 전공의들은 온라인 상에서 윤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두고 여러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에서 뚜렷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다시금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료계에서도 합리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의 대화와 소통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공의와의 대화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접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구체적인 사항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하며 말을 아꼈다. 복지부 내부에서는 대통령과 전공의 간 대화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은 2천명 (의대 정원) 증원을 손대기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전공의 단체가 대통령을 안 만날 거 같다”고 말했다.
의협은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반기면서 “제한 없이 대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 의협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만남이 이뤄지지 않지는 않을 것 같다. 저희(의협) 예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의협 비대위는 “대통령이 직접 만남을 진행하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정부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2025년 의대 증원 배정을 중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은 ‘2천명 증원’ 방침을 우선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의료계와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겠다는 조건을 먼저 제안해달라”고 했다. 기존 ‘2천명 증원’ 철회가 먼저라고 한 셈이다. 정진행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전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는 이날 한겨레에 “정부가 2천명 증원을 못 박아 두고 있고, 이때까지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불안하게 해놓고 이제 와서 전공의들에게 조건 없이 만나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정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추후 병원의 전공의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병원 인턴 임용 등록 마감일이었던 2일 자정까지 등록을 마친 예비 전공의는 전체 3068명 가운데 131명(4.3%)에 그쳤다. 연쇄 효과로 앞으로 전문의 수급까지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공의는 첫 단계인 인턴 과정을 이수해야 레지던트로 전문 과목을 배울 수 있다. 그런데 복지부가 상반기 인턴 등록을 더 받지 않기로 한 데다, 사태 수습 뒤 병원에 복귀해도 수련 일수 부족 등으로 추가 수련이 불가피해졌다. 박 차관은 “(전문의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그런 사태가 우려된다”며 “다른 방법이 없는지 추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보건소 246곳과 보건지소 1341곳에서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아울러 2027년까지 국립대 의대 교수를 1천명 증원하겠단 목표에 맞춰 대학별 교수 증원 규모를 정하기 위해 오는 8일까지 각 대학에서 증원 수요를 취합한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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