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한동훈, 취임 100일… 정치 미래, 총선 성적표에 달렸다
황상무·이종섭 사태 '해결사' 면모
정체성·당내 화합력 부족 지적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을 일주일 앞둔 3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비(非)정치인에서 집권여당 대표로, 그것도 여권 위기 속에 단숨에 등판한 그의 정치적 운명이 곧 총선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한 위원장은 총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원톱이다. 현안마다 핵심을 재빨리 파악해 속공에 나선다. 의사결정이 빠르다. 더불어민주당내 친명(親이재명) 공천 파동 공격부터 비례대표 위성정당 공천 후보군의 종북(從北) 의혹 공세, 수도권·국회이전 공약 차별화, 야당의 일부 후보사법·막말리스크 공격,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까지 주도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선 최고권력 주변부의 '억제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월 '함정 몰카' 정황에도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의혹 대응에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고, 대통령비서실장과 거취 문제로 충돌했다. 일부 후보 공천 취소, 비례대표 명단을 놓고 친윤(親윤석열) 핵심인 이철규 의원과의 대립도 불사해 두차례 '윤한 갈등' 국면이 왔지만 수습으로 귀결됐다.
최근 현안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어려운 결단' 이면에 한 위원장의 역할이 있었다. 지난달 17일 한 위원장이 '언론인 회칼 테러 상기 발언' 황상무 당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거취 정리와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수사 중 부임한 이종섭 당시 주호주대사 조기 귀국을 요청했고 사흘 뒤 관철됐다. 이 대사가 귀국 8일 만(지난달 29일) 사퇴한 배경에도 한 위원장의 대통령실 설득이 있었다.
의대 2000명 증원 정책 등 의정(醫政) 충돌에도 한 위원장은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을 만나며 중재 시도에 나섰고,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유연한' 대처를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담화로 의료계에 "합리적 방안이 제시"된단 전제로 태도 변화를 시사했다. 한 위원장은 유세 현장에서 '당·정 운명공동체, 민심 순응'으로 설득 기조를 이어왔다.
최근엔 '정부가 국민눈높이에 부족해도 자신이 책임지고 바로잡겠다'며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도 나섰다. 지난 1일 부산권 유세에서 그는 "제가 100일도 안 됐다. 그(정부가 부족한) 책임이 저한테 있지는 않지 않나"라고 말해 양론(兩論)을 불렀다. 지난해 12월26일 취임과 함께 총선 불출마로 배수진을 친 한 위원장은 '탈(脫)여의도' 정치개혁을 표방해 신인으로서 참신성을 부각했다.
등판 당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인요한 혁신위와 갈등하던 김기현 전 당대표의 급작스런 사퇴 등 불안요소가 짙었다. 잠재적 보수여권 대권주자 1위로 간주돼, 비대위원장이 아닌 선대위원장급으로 추후 나서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여당 대표로 직행, 첫 의원총회(지난 1월17일)에 참석해 "4월10일까지 완전히 소모되겠다"고 선언한 뒤 '원톱·톱 다운' 정치를 이어왔다.
일각에선 한동훈표 영입인사들을 둘러싼 정체성 공세, 당내 화합력 부족 지적이 나왔다. 다만 한 위원장이 "목숨 걸고 해결하겠다"며 고삐를 죄는 등 총선 결과에 '올인'하고 있다. '총선 이후를 생각하지 않는다'던 한 위원장은 최근 미국 유학설을 일축하며 '봉사'를 시사했고, '찍어줘도 쫓겨날 것'이란 일설엔 "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동훈 100일간'을 두고 "나름대로 충분한 정치감각을 보여줬고, 가장 중요한 촌철살인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정무 판단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한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최근 TV조선 방송에서 한 위원장이 총선 전 당권 도전을 선언하면 여당 지지율이 "5~7%포인트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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