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여론조사 `강성층 과다반영` 논란

김세희 2024. 4. 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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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보 성향 응답자가 과표집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응답률은 대체로 1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샤이보수의 소극적 태도와 강성 진보 지지층의 적극 참여로 인해 보수가 과소표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진보 성향 응답자가 과표집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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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향 응답 과표집 가능성 제기
김형준 "실제 표본 대표성 문제"
홍성걸 "의도 가진 사람 응답반복"
박상병 "추이만 읽으면 돼" 반박
톡톡 튀는 투표참여 독려 현수막 3일 대전 서구 둔산동에 투표참여 독려 현수막이 걸려 있다. 빨간색 배경의 '이번에도 투표 참여', 파란색 배경의 '일찍일찍 사전투표'라고 인쇄된 현수막이 특정 정당을 홍보하는 느낌을 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최근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보 성향 응답자가 과표집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여론조사 응답률은 대체로 10% 초반대로 응답자 10명 중 한 명 정도가 답한다는 의미다. 샤이보수 등의 응답 거부로 모수를 채우는 과정에서 진보진영 지지자들이 보수진영 지지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되고 있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같은 지역 여론조사 편차가 10%포인트를 넘는 사례들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한쪽 진영 지지층이 과표집 되면 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응답을 꺼리지만 투표에는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5% 정도의 '샤이보수' 결집여부가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4일부터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없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전화 여론조사의 경우 500개 샘플로 하고 응답률도 15%밖에 안 돼 정치 적극 참여층에 의해 움직일 가능성이 많다"며 "표본의 대표성에 대해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선거결과는 여론조사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20년 총선 후 정치학회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 나라 선거는 1주일 전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는 비율이 40%이며 당일날 결정하는 사람도 10% 이상 나온다"며 "굉장히 유동적인 부분도 있을 수 있고, 당시 출구조사도 14곳에서 틀렸다"고 설명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샤이보수의 소극적 태도와 강성 진보 지지층의 적극 참여로 인해 보수가 과소표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엄 소장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테러' 발언과 이종섭 전 대사의 '도주대사' 논란이 있던데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파 875원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켰다"며 "여기에 의정갈등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자 국민을 이기는 것처럼 비춰졌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이 등을 돌리고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 학살' 논란에 있어서 '위대한 국민과 당원'의 결정이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이 대표가 얘기하는 국민은 개딸 성향의 강성 지지층이고, 당원은 권리당원"이라며 "개딸 성향 국민이 40대 유권자를 중심으로 와 30대·50대, 호남을 합쳐 최소 500만명으로 보고 있다"며 "이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2,3일 여론조사를 보면 조금 개선이 되고 있다"며 "선거가 임박하면서 보수가 조금씩 결집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엄 소장은 최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공표 중단을 권고한 한국경제 신문 여론조사(피엠아이 진행)가 민심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경제 피엠아이 조사는 시간을 두고 설문지 유형을 작성하는 모바일 웹조사 방식으로 안정적"이라며 "다른 조사보다 민심을 많이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피엠아이는 전화 면접이나 자동 응답시스템(ARS)이 아닌, 응답자가 지지후보 등을 케치하도록 하는 모바일 웹 조사 방식을 채용했다. 응답률을 높이고 무당층의 설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피엠아이 조사에서 일부 수도권 지역구는 다른 조사와 달리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진보 성향 응답자가 과표집됐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 여론조사 환경이 일반적이지 않다"며 "대부분 여론조사 업체가 안심번호 혹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거는데, 대다수가 안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응답률이 현저히 낮고 표본오차도 ±4% 포인트씩 난다"며 "결국 의도를 가진 사람만 응답을 반복적으로 한다. 그래서 여론조사가 틀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선 판세에 대해선 "민주당이 약간의 차이로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며 "'막말 논란'을 일으킨 김준혁 후보 등과 관련한 리스크가 터지고 있고, 대다수 국민들의 눈높이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게 당연하다"며 "여론조사에 반해 국민의힘이 승리한다고 보는 건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응답률이 낮다보니 응답했던 사람이 또 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는 데, 표본오차 구간을 감안해서 추이만 읽으면 된다"며 "국민정서를 참고할 수 있는 것은 여론조사로 나머지를 확대해서 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론조사를 과표집이라고 보기엔 현실과 다르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세희·안소현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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