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원전업계, `무탄소 에너지` 강조해야
요즘 우리사회에 사실과 과학이 아닌 추측성 기사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원자력과 관련해서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주장으로 국가경제 위협 요인에 대해 국민적 이해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대응책을 원론적인 관점에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혼란스러운 RE100이 나온 배경은 기후변화 위기 대응이라는 거대담론이다. RE100 에너지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주력이다. 이 에너지는 간헐적이며 설비에 고비용이 들어 유럽에서 전기료가 우리보다 2배 정도 높게 된 주 원인이다. 우리나라도 태양광과 풍력을 과다하게 추진해 원자력산업을 약화시킨 결과, 한국전력의 부채가 200조원이 넘게 되는 등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여기서 전기료를 더 올리면, 지금도 기업의 40%정도가 부담해야 할 이자도 못벌어 들이고 있는 한계기업이라는데, 망하는 기업이 많아져 실업자가 다량 발행할 것이다. 또한, 전기료를 인상하면 국민들은 생계가 더 빠듯해지게 되니, 소비도 더욱 위축될 것이다. 한국전력은 200조원 중 100조원 정도는 갚아야 할텐데 이자만도 한해에 5조원 정도 나간다니, 재무상태가 너무 나쁘다.
'무탄소 100%'(CF 100)는 무탄소 에너지를 말한다. RE100에 해당하는 에너지에 원자력을 추가한다. 기후변화 위기 대응이라는 거대담론에는 RE100 이라는 프레임 못지않게 CF100도 있다. CF100은 RE100을 배척하는 개념이 아니다. RE100과 원자력을 믹스한 국가 에너지 틀을 만들자는 것이다. 화석연료 에너지원의 사용을 줄여나가는 면에서는 RE100이나 마찬가지 개념이다.
최근 네덜란드의 세계적 반도체장비기업 ASML이 삼성전자에 RE100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학회는 'ASML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한국원자력학회의 입장' 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학회 관계자가 ASML의 미디어 담당자와 직접 통화했고, 이에 따르면 '원자력과 같이 효과적인 탄소배출 억제 수단이 있다면, 굳이 재생에너지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ASML은 자기네 장비를 공급받으려면 삼성전자가 그러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슈퍼 '을'의 요구사항이다. 삼성전자는 지켜야만 한다. 이에 대해 최근 언론에서 ASML이 삼성전자에 RE100을 요구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기술적 서술에 대해 정치적 해석을 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국가 차원에서는 CF100은 당연한 것이다. 전력회사에서 CF100에 유의해 전력을 공급해주면, 기업들은 전력거래소를 통해서 화석연료를 사용한 전기는 배제하고, CF100으로 생산한 전기를 필요한 만큼 구입해 사용하면 된다. 그러면 원자력에너지는 당연히 국가에너지 믹스에 따라 투입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이며 기후위기에 적절히 대응하는 방법이다. 그렇지 않아도 근래 들어 우리나라 철강업종이나 화학업종 등이 원자력을 많이 사용하는 중국에 비해 전기료가 비싸서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RE100은 국가의 산업경쟁력을 저해하며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키우게 되니, 국가경제를 난국으로 이끌어가는 개념이라 볼 수 있다. RE100을 과도하게 추진했던 폐해가 지금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말 유럽에서 열린 에너지정상회의에서 '원전으로 에너지난과 기후위기 극복'이란 주제로 원전 개발과 활용에 중점을 둔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유럽이 막 개화하는 SMR(소형모듈원전) 기술과 사업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이다. 미국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금년내 SMR을 착공한다고 한다.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며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세상이 되었다. 데이터센터, 온디바이스 핸드폰과 PC, 로봇 등 거의 모든 것에 AI가 적용되게 되면 전력이 더욱 더 필요하게 된다. 또한, 전기차 보급에 따라 전기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자력계에 종사하는 분들은 시야가 원자력계 안에 머물러 있다. 유의해야 할 점은 원자력을 먼저 주장하면 RE100과는 서로 배치되는 논리구조이기 때문에 갈등이 생겨 RE100의 부당성을 설파하기는 더더욱 어려울 수 있다. 대신 기후위기 대응으로 CF100을 주장하면 설명하기도 쉽고, 국민적 호응도 얻을 수 있다. 원자력계가 원자력을 주장하기에 앞서 CF100을 주장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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