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장사 실적] 반도체 `불황터널` 걷자 영업익 `뚝`… 터널 끝이 보인다
지난해 연결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반도체 업종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시장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올해는 반대로 반도체 종목의 실적 개선세가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며 한국 경제를 떠받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23사업연도 결산실적'에 따르면 연결 615개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3조8332억원으로 전년(163조9821억원)보다 24.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34조7622억원에서 80조9074억원으로 39.96% 줄었다.
업종별로는 운수장비(76.87%)를 비롯해 비금속광물(32.31%), 기계(21.83%), 음식료품(1.51%). 통신업(0.28%) 등 5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전기전자(87.06%), 운수창고업(-61.61%), 종이목재(-45.10%), 철강금속(-33.88%)을 포함해 12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반도체 시장 불황 여파로 급감하면서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6조5670억원으로 직전년도 43조3766억원에서 84.86% 쪼그라들면서 현대자동차(15조1270억원)와 기아(11조6079억원)에 밀려났다.
SK하이닉스의 경우 7조730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6억8094억원) 대비 적자전환하며 코스피 영업이익 하위 종목 1위에 올랐다.
실제로 전체 연결 매출액 비중의 9.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상장사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2.77%)과 순이익(-17.3%)의 하락 폭이 모두 줄어든다.
하지만 지난해 반도체 불황은 시장이 선반영 하고 있던 악재였던 데다가 오히려 올 1분기 실적 개선 기저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분위기다.
업계는 이미 반도체 업종이 지난해 바닥을 다지고 올해 1분기부터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업종의 온기가 전체 시장으로도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경제 쪽에서도 서서히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고 글로벌 IT 기기들의 수요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게 관측되는 상황에서 HBM 외에 D램이라든가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쪽에서도 회복 신호가 나타나면서 실적 자체는 지난해보다 개선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5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1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 추정치(컨센서스)는 매출액 72조5453억원, 영업이익 5조1701억원에 달한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3.8%, 707.58%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4741억원으로 한 달 전(1조1144억원)보다 32.3%나 상향됐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5세대 HBM)에 대한 공급이 올 1분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며, HBM에 대한 견고한 입지를 적어도 2025년까지는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역시 HBM3E 양산 기대와 DDR5 공급 확대, 파운드리 사업부 흑자전환을 통해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개선세가 가시화되면 반도체 종목 주가 역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35.7% 상승한 110억달러(14조8445억원)을 넘어서며 21개월 만의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 달 코스피 지수가 3.95% 상승하는 동안 KRX반도체지수는 14.37% 올랐고, 지난 한주(3월 25~29일)만 봐도 반도체지수(7.71%)가 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코스피(-0.07%)를 훌쩍 웃돌았다.
김남석·신하연기자 k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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