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30% 올랐는데… IT·제약은 `울상`

김남석 2024. 4. 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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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스닥 지수가 30% 가까이 올랐지만, 상장사들의 실적은 바닥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2023 사업연도 결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 업종의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IT 반도체 분야는 전년 대비 89% 하락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전체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났지만, 코스닥 지수는 30%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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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코스닥 지수가 30% 가까이 올랐지만, 상장사들의 실적은 바닥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T와 제약 업종은 순이익이 90% 가까이 줄거나 적자로 전환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3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2023 사업연도 결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 업종의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IT 반도체 분야는 전년 대비 89% 하락했다.

코스닥 상장사 중 순이익 하위 20개사에 제약과 IT 업체 15곳이 포함됐다. HLB가 지난해 206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체 4위를 기록했고, 네패스와 서울바이오시스, 서울반도체 등이 순손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들이 전년도에 이어 작년에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순이익이 많이 줄어든 기업들 1~5위도 제약과 IT가 차지했다. 바이오 관련 종목인 지씨셀과 씨젠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9% 가까이 줄어들며 나란히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IT 관련 업종인 다우데이타가 코스닥 상장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4428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다우데이타 역시 순이익이 40%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전체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났지만, 코스닥 지수는 30% 가까이 올랐다. 연초 671.51이었던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2월 28일 866.57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간 코스닥은 이날 881.6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상승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긴축 속도 완화 기대감 등이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자금 이탈과 이에 따른 반사효과도 코스닥 상승 요인으로 봤다.

실제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7조98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서도 개인 투자자들이 4조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닥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기업들의 지난해 부진한 실적이 발표됐지만, 여전히 낮은 자산가치와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순이익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바이오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HLB와 레고켐바이오 등 순손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 역시 빠른 시일 내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제약과 바이오에 대한 관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레고켐바이오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승인된 항체 약물 접합체(ADC) 약물들의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오리온의 지분투자 등으로 풍부한 현금을 확보한 만큼 오는 2026년부터는 순이익 흑자를 실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련의 코스피 이전상장 사례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초에는 코스닥150 지수 내 정보기술의 비중이 26.9%로 가장 높았지만, 지난달에는 건강관리 업종의 비중이 32.8%로 높아졌다"며 "지수를 주도하는 업종이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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