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압박하는 국채수익률 급등…서비스업 지수-파월 연설 주목[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4. 4. 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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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국기와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미국 증시는 올 1분기 동안 기분 좋은 랠리를 즐겼지만 4월 들어 2거래일 연속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원인은 국채수익률과 유가 상승에 있다.

다우존스지수는 2일(현지시간) 개장 직후 500포인트 이상 급락하다 397포인트, 1.0%로 낙폭을 소폭 줄인 채 마감했다. S&P500지수도 0.9%가량 하락하다 0.7%로 하락률이 소폭 완화된 채 거래를 마쳤다.

CFRA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S&P500지수가 지난해 10월 말 저점에서 30% 가까이 상승한 만큼 조정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며 조정의 핵심 변수는 국채수익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국채수익률은 지난 1일부터 급격히 상승하며 증시 하락을 촉발시켰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일 4.39%를 넘어서며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4.37%로 내려왔다.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린 촉매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지난 3월29일 발언과 17개월만에 확장세로 돌아선 지난 3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였다.

국채수익률 상승은 기업의 미래 순이익과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늘리기 때문에 증시에 부정적이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로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도 증시에 부담이다. 2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1.7% 상승한 배럴당 85.15달러로 마감하며 5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전날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 옆 영사관 건물을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중동 전쟁의 확장 가능성이 불거진 것이 원인이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호세 토레스는 보고서에서 국채수익률과 유가 상승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 말까지 미국 증시를 끌어내렸던 역학 구도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연준이 올해 3번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를 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악재라고 설명했다.

토레스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목표치인 2% 대비 50~75%가량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결국 서비스 가격과 상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물가 압력의 전반적인 추세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이러한 역풍을 이용해 위험자산에서 차익을 실현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채와 주식에 대한 매도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올들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가 하락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이용됐다. 지난 1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발표됐던 2월13일만 해도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매수세가 들어오며 곧바로 상승세로 복귀했다.

이번주 증시의 추가 하락 여부는 남아 있는 경제지표 발표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달려 있다. 특히 3일에 나오는 3월 ADP 민간 고용 증가폭과 3월 ISM 서비스업 지수, 5일에 발표되는 3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이 중요하다.

3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스탠포드대에서 경제 전망에 대해 강연하는 일정도 예정돼 있다. 지난 3월29일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과 공영 라디오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과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미묘한 뉘앙스의 변화조차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3일에는 연준 의장과 부의장에 이어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도 예정돼 있다.

세븐 리포트 리서치의 설립자인 톰 에세이는 보고서에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급락으로 출발한 4월은 "국채수익률 급등이 금융시장 전반적인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채수익률 상승의 순수한 효과로 인해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지표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특히 3일 ISM 서비스업 지수와 5일 고용지표가 중요한데 두 지표가 '강세'라면 국채수익률이 오르며 증시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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