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공간에서 만난 현대미술…"동양과 서양의 미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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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가 레이코 이케무라의 국내 첫 미술관 전시가 3일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에서 막을 올렸다.
8월 4일까지 이어지는 'Light on the Horizon'(수평선 위의 빛)은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역사적 공간(헤레디움) 속에 어우러진 현대미술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융합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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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일부터 8월 4일까지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서
현대미술가 레이코 이케무라의 국내 첫 미술관 전시가 3일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오후 찾은 대전 동구 헤레디움. 온종일 내리는 봄비 속에서도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모여들고 있었다.
8월 4일까지 이어지는 'Light on the Horizon'(수평선 위의 빛)은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역사적 공간(헤레디움) 속에 어우러진 현대미술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융합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토끼 인간 형태를 한 대형 설치작품이었다. 'Usagi Kannon'(토끼 관음보살)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작품은 사람을 품기에도 충분한 크기의 열린 치마를 입은 토끼 인간으로,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다.
이는 작가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서 받은 충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으로, 동서양의 문화를 동시에 표현한 조형 언어로 평가받는다. 평화와 선의 이미지를 지닌 토끼를 통해 온화한 토템을 상징하고, 기도하는 손 모양을 통해 기독교 도상학의 자비로운 성모 마리아를 표현했다.
1층 한쪽 공간에서는 레이코 이케무라의 인터뷰 영상이 흘러나온다.
30대 이 모 씨는 "영상을 통해 작가의 내면세계를 본 기분"이라며 "작가의 사상과 철학을 느끼며 작품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인상 깊은 기획이라 생각된다"고 했다.
2층에는 전시의 주제인 '수평선' 시리즈가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전시실은 작품을 비추는 핀 조명을 제외하면 한 점의 빛도 들지 않아 전시실 자체가 '수평선 위의 빛'을 표현한 듯했다.
작가는 "어릴 적 일본의 한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수평선을 보며 자라, 반도 국가인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수평선 경계 너머의 빛은 다양한 언어나 인종, 국가, 문화, 자신의 한계 등 모든 것을 통칭한다"고 주제 선정 배경을 밝혔다.
한편 헤레디움은 1922년 12월에 만들어진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의 전신으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국가등록문화재 제98호로 등록됐다. 씨앤씨티(CNCT)마음에너지재단은 이를 보수 및 복원해 복합문화에술공간으로 재탄생, 2022년 개관을 시작으로 수준 높은 전시와 클래식 공연 등 새로운 장소성과 미래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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