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폭 삭감 뒤 역대 최고 증액, R&D가 고무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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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해 비판받았던 대통령실이 내년엔 대폭 증액을 약속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3일 "유례없이 빠른 기술 변화의 파고 속에서 개혁 작업에 매달릴 수만은 없어 개혁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내년 알앤디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자 한다"며 "유관 부처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을 목표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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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해 비판받았던 대통령실이 내년엔 대폭 증액을 약속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나눠 먹기” 운운하며 뭉텅이로 삭감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 사상 최고치 예산을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3일 “유례없이 빠른 기술 변화의 파고 속에서 개혁 작업에 매달릴 수만은 없어 개혁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내년 알앤디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자 한다”며 “유관 부처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을 목표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따라붙기식 연구에서 최초, 최고에 도전하는 선도형 알앤디로의 전환을 위해 혁신도전형 알앤디 사업에 내년 1조원을 투자하겠다”며 “일각에서 말하는 예산 복원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개혁으로 환부를 도려낸 뒤 혁신을 선도하는 연구개발로 전환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통령실뿐 아니라 담당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연구개발 예산 집행 실태에 대해 국민 앞에서 한번도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말 기획재정부와 과기부가 협의와 조정을 끝낸 예산을 삭감하도록 지시할 때도 아무런 사전 설명이나 의견 조율이 없었다. 나눠먹기 행태가 정말 있었는지, 있었다면 구조적 원인은 무엇이고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 사후 설명도 없었다. 그러더니 예산 삭감에 대해 각계 비판이 잇따르자 해명도 사과도 없이 “역대 최고 수준” 증액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박 수석의 이날 브리핑 이전에도 윤 대통령이 이런저런 자리에서 “내년 대폭 증액”을 약속했지만, 역시 사과와 해명은 없었다. 한마디로 ‘병 주고 약 주기’가 따로 없다. 연구개발 예산이 대통령 맘대로 줄였다 늘렸다 할 수 있는 고무줄인가.
예산의 부적절한 집행이나 방만한 운영이 있었다면 정식으로 조사해서 정확히 도려내면 된다. 연구개발 과제 선정 방식이나 지향하는 방향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전문가들과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가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일방적 호통과 지시로 시작된 연구개발 예산 삭감은 순서가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내년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말하기 전에 그동안의 과정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함께 막대한 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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