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낙동강 물길 왼쪽으로 … 힘 실리는 '민주당 단독 과반론'

전경운 기자(jeon@mk.co.kr),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2024. 4. 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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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남은 총선 판세 분석
격전지서 기세 올린 민주당
與, 지지층 결집하며 반등 시도
한동훈 "전국 55곳 박빙 승부
잘못하면 개헌 저지선 뚫려"
이재명 "49곳 수백표로 갈려
투표율 최대로 끌어올려야"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총선을 꼭 일주일 앞둔 3일 선거 전문가들은 대체로 판세가 야권에 좀 더 유리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이 야권의 '정권 심판론'에 맞서 중도층을 파고들 묘수를 찾지 못한 채 보수 결집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야당은 조국혁신당 바람을 타고 파이를 늘리는 데 성공하는 분위기라는 얘기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지역구 254개 의석 가운데 국민의힘은 90~100석, 더불어민주당은 최소 110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이종섭·황상무 논란'이 차츰 해소되면서 일부 접전지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상 의석수를 소폭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수세에 몰려 있는 국민의힘은 물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되는 민주당조차 위기론을 앞세워 지지자들에게 '읍소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합 지역이 50곳 안팎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수백 표에서 1000표 정도로 결판나는 곳이 전국에서 49군데"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도 유튜브를 통해 국민의힘에 대해 "역결집을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것 같다. 위기감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사실은 우리가 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수를 지지하는 분들은 투표율이 안정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다"며 "투표율이 제일 중요하다. 투표율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충북 제천 유세 도중 "우리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전국 55곳 정도에서 정말 엎치락뒤치락하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수도권이 26곳이나 된다"며 "잘못하면 개헌 저지선인 200석까지도 뚫릴 수 있다. 여러분이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양당 모두 섣부른 판세 전망을 자제하고 있고, 특히 민주당이 보수적으로 의석수를 예측하고 있지만 격전지 여론조사 추이를 놓고 보면 대체로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매일경제신문이 한강벨트 격전지 11곳의 3월 초와 3월 말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한 것에 따르면 6곳에서 민주당에 유리해진 구도가 엿보인다.

낙동강 벨트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총선까지 남은 기간에 돌발 변수로 인해 판세는 흔들릴 수 있다. 또 이른바 '샤이 보수' '샤이 진보'가 각각 결집하면서 초접전 선거구의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다만 최근까지 여당의 승리를 예상했던 전문가까지도 민주당의 단독 과반 가능성을 거론하는 상황이 됐다. 3월 초까지만 해도 여당 승리 가능성을 높게 봤던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조국혁신당의 등장이 결과적으로 진보와 중도의 정치연합을 만들어냈다"며 "민주당의 단독 과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천 파동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낮아졌을 때도 야당 승리를 점쳤던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지금 상황에서 보면 조금 더 여유 있게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정권 2년 차 선거는 기본적으로 중간평가 성격이다. 여당은 정권 심판론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고 인물론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일부 선거 전문가는 '범야권 200석'에 근접한 결과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는 상황이다.

4일부터는 '블랙아웃'으로 불리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돌입하기 때문에 판세 예측이 더 어려워진다. 이 기간에 각 정당이나 여론조사기관 등은 자체 조사를 할 수 있지만 결과는 공개할 수 없다.

이날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조사한 결과(전국 성인 1004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아직까지도 전체 유권자 중 14%는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다. 전체 유권자로 환산하면 600만명에 달하는 셈이다.

앞으로 6일간 이들이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에 따라 총선 향배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국민의힘으로선 120석 이상을 반드시 확보해 야권 180석을 저지하는 것이 1차 과제다.

이날 메트릭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3월 30~31일 조사, 전국 성인 1000명·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 따르면 '내일이 총선이라면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0%,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41%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포인트 줄었고,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5%포인트 늘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경운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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