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尹 대파' 국민의힘 민원 보도 나오자 사내에 '비밀엄수' 압박
방심위 감사실, 사내 게시판에 '비밀엄수 위반 유의사항' 공지
방심위노조 "형사처벌 운운하며 자료 유출로 직원들 협박하는 것"
"무수한 악의적 오보 류희림 위원장발 가능성 높다" 지적도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윤석열 대통령 '대파' 발언 관련 보도 민원 출처가 국민의힘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직원 비밀엄수 규칙 위반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공지사항을 사내에 올렸다. 노조는 “직원들을 협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지부에 따르면 방심위 감사실은 지난 2일 <업무상 비밀엄수 위반 등에 대한 유의사항 안내> 공지를 올리며 “최근 언론보도에서 공식적인 절차에 의한 취재 및 사무처리과정 등을 따르지 않은 사무처 내부문서, 민원내용 등이 공개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규칙 및 법률 등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방심위 감사실은 △방심위 사무처 취업세칙 제4조(성실의무)와 제6조(업무상 비밀엄수)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제27조(청렴 및 비밀유지의무) 등을 나열하며 형법 제127조를 인용해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했다.
최근 방심위 관련 민감한 보도가 이어진 것이 '사내 경고' 원인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26일 <[단독]'윤 대통령 대파값 논란' 다룬 MBC보도, 방심위에 민원 접수됐다> 기사에 이어 <[단독]방심위 '윤 대통령 875원 대파' MBC보도 민원, 또 국민의힘 작품> 기사를 냈다. 노동조합과 의원실 자료 요청을 통해 민원 관련 기사를 쓴 것이다. 3일 뉴스타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경향신문 보도 이후 방심위 사무총장이 노조에 보도 관련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조합은 '직원 협박'이라며 반발했다. 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형사처벌을 운운하며 자료 유출에 대해 직원들을 협박하는 공지사항을 내부 게시판에 발표했다. 제보자 색출에 진심인 류희림 위원장을 규탄한다”며 “규칙 및 규정은 감출 일이 아니다. 그런데 비판 받을 만한 행위를 비밀리에 하다 보니 예민하게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오히려 방심위 직원들은 류희림 위원장에 유리할 수 있는 방심위 관련 내용들이 지속적으로 언론보도에 유출돼 지속적으로 반발한 바 있다. 사무처도 몰랐던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류희림 위원장이 직접 의도를 갖고 기사화를 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예를 들어 류희림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 제보자가 공익신고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보도한 세계일보에 정정보도 조정이 성립되자 방심위지부는 “해당 기사를 쓴 세계일보 기자가 방심위 내 악의적 의도를 가진 취재원의 일방적인 주장을 검증 없이 보도함으로써 해당 기사 외에도 다수의 오보를 냈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해당 기자는 지난해 8월 이후 방심위 관련 단독 보도를 10여 건 이상 작성해왔다. 그동안 류희림 위원장을 비호하는 기사를 작성한 해당 기자가 이번 정정보도 결정을 계기로 노조와 공익신고자에 대한 악의적 보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JTBC 김건희 명품백 보도에 대한 '신속심의' 예고 기사가 나왔을 때도 방심위지부는 “명백한 오보였다. JTBC에 대한 심의신고는 세계일보 보도 당시 방심위 홈페이지에 단 한 건 등록되었을 뿐, 해당 민원은 민원상담팀과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에 접수조차 되지 않았었다”며 “반복되는 오보가 악의적 의도를 가진 취재원으로부터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방심위 직원 A씨는 미디어오늘에 “지금껏 정체불명의 오보들은 대부분 류희림 위원장으로부터 흘러나온 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이제 와 직원들에게 징계와 형사처벌 운운하는 것은 염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방심위 직원 B씨는 지난 2일 올라온 감사실 공지 댓글에 “지난주 대파 875원 관련 보도가 차주 선거방송심의위에 상정된다는 가짜뉴스를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흘려 업무에 혼란을 준 사안에 대한 조사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특정 안건이 상정되는지를 언론을 통해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 말씀드린다”고 했다. 연합뉴스는 지난달 26일 <MBC 윤 대통령 대파값 논란 보도 선방위서 내주 심의할듯> 기사를 냈지만 총선 전 심의가 무산된 상황이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백 YTN 사장, ‘쥴리 보도’ 방송 사과...“땡윤방송 충성맹세” - 미디어오늘
- 김준혁, ‘김활란 이대생 성상납’ 막말 근거 논문 보니 증거 없다 - 미디어오늘
- SBS, 5년차 ‘주니어 리프레시 휴가’에 만 58세 ‘희망퇴직 선택제’ 신설 - 미디어오늘
- “국힘도 김준혁 막말 비판” 보도에 국힘 로고 썼더니 “MBC 악의적’‘ - 미디어오늘
- 제2의 뉴스공장? 언론사 ‘시사유튜브’ 전쟁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 - 미디어오늘
- 홍종수 SBS A&T 노조위원장 연임 “조합원 지킬 것” - 미디어오늘
- “젊은이들이 어지럽힌 나라 노인이 구한다” MBC ‘100분 토론’ 김진 발언 논란 - 미디어오늘
- [아침신문 솎아보기] 파란 점퍼 입은 文 “이런 정부 처음”…중앙일보 “어처구니없다” - 미디
- ‘민영화 YTN’으로 돌아온 김백 사장 ‘전속력 장악’ - 미디어오늘
- 尹정부 뛰어든 양문석 딸 11억 대출 불법성 조사, 선거판 흔드나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