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출연연·과기원 혁신안 발표…물리적 구조조정은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올 상반기에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4대 과기원(DGIST·GIST·KAIST·UNIST) 혁신안을 내놓는다. 다만 출연연에 물리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박으며 출연연 통폐합 논란은 잠재웠다.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이 조정된 사업들을 다시 검토해 연구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과기정통부의 단기·중장기 목표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단기 목표는 △우주항공청 개청 준비 △2025년도 예산 수립이며 중장기 목표는 △이공계 활성화 △출연연 혁신 △과학기술특성화대 혁신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 △민관 과학기술 협력 등 5개다.
이 차관은 "우주항공청을 향한 우려가 채용의 어려움, 정주 여건 미흡, 우주청 비전과 철학의 부재 3가지"라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역량 있는 전문가를 모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개청 때까지 조직원이 완벽히 구성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사천 정주여건에 대해서는 인위적으로 편의, 의료, 문화 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은 없으며 자연 발생적으로 생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5년간 계약한 뒤 최대 10년까지 연장하는 우주항공청 연구원 채용 조건이 고용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차관은 "업무 성과를 바탕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시스템이다"이라면서 "10년이면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며 역량만 있다면 계속 연장할 수 있다"라고 했다.
올해 R&D 예산 축소 문제에 대해 이 차관은 "선진국 지위 측면에서 R&D 예산 방향과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그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가 이뤄진 것 같지 않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R&D 예산이 조정된 사업들을 다시 검토해 적절했는지 평가할 예정이다. 연구자들을 납득시키고 올 하반기에 있을 국정감사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를 토대로 보완해 2025년 예산을 수립한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이 내년도 R&D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는 "환영한다"면서 "재정 당국과 대통령실이 방향을 설정했다면 이제 예산 구조를 잘 짜고 나눠주는 것이 과기부의 숙제"라고 했다.
특히 이 차관은 출연연과 과기원이 시대에 맞춰 변해야 한다면서 혁신안을 올 상반기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지적한 출연연과 과기원의 고질적인 문제는 역량이 융합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로봇 연구만 해도 5개 기관에서 실시되는데 이같은 역량이 결집되지 못하고 분산된다며 안타깝다고 했다. 다만 "물리적으로 출연연을 결합하는 것은 상처밖에 남지 않는다"며 화학적 결합이 목표이지 기관 통합 등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출연연은 민간기업과 대학의 역량이 높아지며 출연연 역할이 '샌드위치' 되고 있다"면서 "인건비, 채용 절차, 자율성 등에 대한 출연연 운영 규정을 어떻게 바꿀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사업에서 일부 출연연이 과제를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에 관해서는 "과거 융합연구사업도 화학적 협력을 시켜주려고 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승자독식이었다"면서 "각 기관이 잘할 수 있는 미션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우주항공청 채용은 잘 진행되고 있나.
"293명이 정원이다. 143명이 일반직이며 과기부나 산업부에서 이체되는 인력이 55명이다. 잔여 인력은 전 부처를 대상으로 공모 형식으로 인력을 받겠다. 선임 연구원 이하 임기제 연구원에 대해서는 상, 하반기 두 차례 공고를 통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간부급 임기제 공무원 18명에 대해 수요 조사를 4월 중순까지 받고 있다. 역량 있는 전문가는 수시로 채용 하겠다."
Q. 이공계 활성화 위한 방안은.
"처우가 낮기 때문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민간 기업과 논의해 이공계 연구원이 처우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상의하겠다. 우수과학기술과학인재 확보 및 육성방안을 수립 및 발표할 예정이다.
Q. 대통령실, 재정당국 등 과기정통부에 대한 기사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부처 및 대통령실과 정책에 대한 협의가 잘 이뤄지고 있는 건가.
"각자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문제의식도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과기정통부가 소관해서 관리해야 하는 문제다. 부처간 협의를 하며 과기정통부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Q.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사천에 항공 관련 기업이 대부분이라 우주 관련 기업과 협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데.
"사천이라는 지리적인 부분을 고려해 어떤 협력을 기대할 수 있는지 논의가 많이 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주청의 철학과 가치가 마련돼 주변에 있는 관련 기관들과 어떤 업무를 어떤 체계로 구축할 거냐는 중요한 문제다. 앞으로 모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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