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거부' 송영길, 구치소서 총선 '옥중 연설' 녹화 요구

▲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보석 청구가 기각된 데 반발해 재판을 거부 중인 송영길(61) 소나무당 대표가 총선용 방송연설을 '옥중 녹화'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송 대표는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 안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TV 방송연설을 녹화하게 해달라고 법무부 교정본부에 요청했습니다.

공직선거법 71조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는 소속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자의 정견, 기타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발표하기 위해 선거운동 기간 중 텔레비전 및 라디오 연설을 할 수 있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1회 10분 이내에서 지역방송시설을 이용해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별 각 2회 이내 연설이 가능합니다.

송 대표는 구속 후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했고, 지난달 11일 광주 서구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법무부 측은 송 대표의 요구에 방송연설 녹화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내부 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치소 안에서 선거 후보자가 방송연설을 녹화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2004년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현대 비자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옥중 출마한 박주선 전 의원이 교정당국 허가를 받아 옥중 방송연설을 한 바 있습니다.

당시 무소속이던 박 전 의원은 서울구치소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TV 연설을 촬영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의원의 전례와 송 대표가 미결수라는 점 등을 들어 법무부가 연설 녹화를 막을 근거가 마땅치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법무부가 옥중 녹화를 허용할 경우 송 대표의 연설은 오는 4일 TV를 통해 방송될 전망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송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25년 정치 인생을 결산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달라"며 법원에 불구속 재판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법원은 송 대표가 풀려날 경우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 등이 있다는 이유로 보석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송 대표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며 재판에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달 2일엔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오늘 재판에도 송 대표는 물론 변호인까지 불출석하자 재판장은 "재판을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우려된다"며 궐석재판이나 구인영장 발부를 검토하겠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소나무당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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