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계에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것”···보건소·보건지소 비대면 진료 허용
정부가 3일 의대 증원 추진과 관련해 의료계를 향해 “정부 정책은 늘 열려 있다”며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전공의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밝힌 상황에서 계속해 유화적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의료진의 사법부담 완화, 필수의료 재정 지원 등 의료계 지원책도 다시 강조했다.
이상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 있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된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전공의 여러분, 하루라도 빨리 병원으로 돌아와서 환자 곁에서 본분을 다할 때 여러분의 의견과 목소리는 더 크고 무거울 것”이라고 복귀를 촉구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도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전공의들과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사실을 언급하며 “정부는 의료계와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도 합리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의 대화와 소통에 나서주시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에 임해주길 바란다. 정부는 조건, 형식의 구애없이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더 합리적이고 통일된 대안을 제시한다면 정부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의료사고에 따른 의료진 사법부담 완화, 필수의료 재정 지원 강화 등 ‘의료개혁’의 내용 중에서 의료계 지원책을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중대본 회의나 브리핑에서 ‘2000명 증원’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의대 전임교수 1000명을 늘리겠다는 계획에 따라 내년도 각 대학별 교수 증원 배정 절차도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오는 8일까지 각 대학별로 내년도 의대 교수 증원 수요조사를 진행한다. 박 차관은 “의대 교수 채용에 수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각 대학이 내년 1월, 늦어도 2월까지 채용을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대학별 교수 정원 증원 규모를 가배정하고 사전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공의 및 의대 교수, 개원의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계속되고 있다. 신규 인턴 임용등록 대상자 3068명 가운데 등록 마감일인 지난 2일까지 등록한 인턴은 131명에 불과했다. 임용등록을 하지 않은 2937명은 당장 상반기 수련과정은 밟지 못한다. 하반기나 내년 수련을 재개한다고 해도 전문의 자격 취득 시점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단국대병원 교수들은 지난 2일 오전 기준 80여명(전임 교수의 약 60%)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정부는 이날부터 보건소 246곳, 보건지소 1341곳에서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 앞서 정부는 비상진료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2월23일부터 보건소·보건지소를 제외한 모든 의료기관에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 정부가 진료공백을 메우고자 공중보건의사를 상급병원에 파견한 이후 지역의료 공백을 우려한 지자체에서 보건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경증질환자는 지역 보건소나 보건지소의 비대면 진료를 통해 상담과 진단, 처방 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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