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할배 제정신이냐"…文 유세에 이재명 지지자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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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분노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최근 부산·울산·경남 등 '낙동강벨트'를 돌며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세 현장에 등장한 데 이어 조국혁신당과 새로운미래를 응원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문 전 대통령은 울산 지역구 후보들 선거 운동을 도우며 "민주당이 중심이 되겠지만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권 정당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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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지지자들 "숟가락 얻기냐" 분노 쏟아내
승리 자신감·당 주도권 싸움 작용한 듯
국힘 "잊고 있던 文 실정 일깨워줘 고마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분노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최근 부산·울산·경남 등 '낙동강벨트'를 돌며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세 현장에 등장한 데 이어 조국혁신당과 새로운미래를 응원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은 비례대표 정당에는 민주당 주도 비례연합인 더불어민주연합을 뽑아달라는 '몰빵론'을 호소하고 있는데, 문 전 대통령의 행보는 이와 대치되는 탓이다.
文, 조국혁신당·새로운미래 응원에 李 지지자들 공분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문 전 대통령은 울산 지역구 후보들 선거 운동을 도우며 "민주당이 중심이 되겠지만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권 정당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님과 함께 새로운미래가 무지·무능·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연이틀 "칠십 평생 살면서 여러 정부를 경험해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고 윤석열 정부를 쏘아붙였다.
1일 그가 부산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제발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의견과 "분열하지 말라. 우리끼리 똘똘 뭉쳐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2일 그가 또 등장해 조국혁신당과 새로운미래를 포함해 범야권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자 문 전 대통령을 전적으로 비판하는 분위기로 양상이 달라졌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제 나타나서 숟가락 얹기냐", "잊혀지고 싶다면서. 중도는 부동산 때문에 싫어한다. 그전에 힘들 때 안 도와주시더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도 저정도로 나서지 않는다"며 그의 언행이 민주당 지지율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잇달아 내놨다.
나아가 "책방 할배는 진짜 제정신이냐", "탈당하고 원하는 당 가시라", "진짜 국민을 위하고 민주 당원이라면 저렇게 말할 수 없다", "칠십 평생 지금처럼 못 하는 정부 탄생 일등공신이 당신 아니냐" 등 거센 반응도 나왔다.
"'포스트 이재명' 당 주도권·李 공 나누기"
문 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퇴임한 대통령으로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조용한 응원"이라고 표현했으나,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그가 선거 전면전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행보를 '선거개입'이라고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선대위는 전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과거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잊히고 싶다'는 취지로 언급한 대목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거론하며 "전직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노골적으로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에 이어 문 전 대통령의 소환으로 이전 정부 심판 성격까지 더해지면 중도층 표심이 여권에 쏠릴 가능성도 있어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도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충남·대전 지원 유세에 "잊고 있던 지난 정부의 실정을 국민들에게 일깨워줄 것이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기억력이 나쁜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의 정부는 문재인 정부"라고 비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선거가 질 것 같으면 합류했겠나"라며 "'포스트 이재명' 이후에 누가 이 당의 주도권을 가져갈 것인가와 이번 선거에서 분열과 패배의 빌미를 주면 모든 그 공은 이재명 대표한테 돌아간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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