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임상능력, 美 이어 세계 2위… 혁신 신약 가능성 충분”
“한국은 특히 종양학 분야에서는 조기 선별 검사가 잘 정착되어 있어 연구 개발(R&D) 관점에서 한국 의료진과 협업해 환자들의 필요를 짚어내고, 혁신 신약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 기업 다케다의 마헨더 나야크 성장신흥사업부 선임 부사장은 최근 본지와 만나 “한국 환자들의 필요(needs)와 다케다가 제공할 수 있는 것(offering)이 잘 맞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케다제약은 매출 기준 세계 상위 10위권 규모의 아시아 최대 제약사로 꼽힌다. 1781년 창업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빅 파마(big pharma·대형 제약사)로 성장했다.
나야크 부사장은 다케다제약 성장신흥사업부에서 핵심 성장 국가인 한국과 대만, 호주 시장을 관할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약 3년간 한국다케다제약 대표를 지내 국내 제약 바이오 시장 이해도가 높다. 그는 ‘경직되어 있다’는 평을 받는 국내 제약 시장에 대해 “한국 정부가 새로운 약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승인에 신중한 것은 고령화를 비롯해 인구 통계적 특성상 앞으로 보건 의료비 지출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진정한 혁신 신약을 선보이면 그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케다는 니치 마켓(틈새 시장)을 공략한 혁신 신약을 선보여 미국 허가를 획득해 한국 허가와 급여 승인까지 시간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혁신 신약 개발 인프라에 대해 “한국의 임상 시험 능력은 글로벌 2위 수준”이라며 “1위인 미국과 비교하자면 비용은 40% 덜 들고, 속도는 40% 더 빠르고, 결과의 질은 거의 비슷하다”며 높이 평가했다. 이어 “한국 정부도 혁신 가치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혁신적인 암 치료제에 대해 회원국 간 임상 시험 데이터를 동시에 검토하는 ‘오르비스 프로젝트’ 등 다른 국가들의 규제 혁신 제도도 도입하면 좋겠다”고 했다.
나야크 부사장은 다케다 성장의 비결로 국가별 환자 수요에 집중하는 제약 혁신을 꼽았다. 그는 “글로벌 제약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개량 신약이나 제네릭(복제약)만 가지고 있는 회사는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각 지역 환자들의 필요에 집중해 수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연구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국가별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자면 한국은 비소세포성 폐암 유병률이 높은 국가여서 이 분야의 글로벌 리더 중 한국 의사가 많다”며 “다케다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출시 이전부터 한국 의료진과 협업해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연말 업무 협약을 맺은 일본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 ‘쇼난아이파크’는 다케다가 지난 2018년 자체 R&D 센터를 대학과 외부 기업 등에 개방해 조성한 제약·바이오 산업 집적 단지다. 올해부터 한국 스타트업들은 쇼난아이파크에서 첨단 바이오 분야 연구와 임상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나야크 부사장은 “쇼난아이파크는 헬스케어뿐 아니라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R&D가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갖춘 공간”이라며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여러 과제 수행과 파트너십 체결 등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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