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에서 ‘수호천사’로…결국 고발당한 다단계 블랙벨트 검사
[앵커]
검찰이 수사력을 공인하는 '전문검사제도'를 도입 한 후 다단계 수사에서 1급을 뜻하는 '블랙벨트'를 딴 검사는 단 한 명.
조국혁신당 비례 1번 박은정 후보의 남편 이종근 전 검사장입니다.
하지만 퇴직 뒤 다단계 범죄 피의자들을 변호하며 수십억대 수임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입니다.
법조계 내부의 평가는 어떤지, 김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8년 전 삼성전자의 핵심기술 유출 사건 수사를 이끌었던 이종근 변호사.
[이종근/당시 수원지검 형사4부장/2016년 : "이직을 준비하면서 병가를 고의로 내고 병가 기간 중에 집중적으로 (기밀을) 유출하였습니다.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이후 전국 형사사건을 총지휘하는 대검 형사부장을 지냈고, 다단계·유사수신 수사 최고 전문가로 꼽혀 '블랙벨트'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검찰 퇴직 후 곧바로 다단계 업체 변론을 맡아 거액의 수임료를 받았습니다.
1조 원대 피해를 낸 휴스템코리아 사건을 맡아 22억 원을 받는 등 9개월 동안 160건을 수임했습니다.
같은 기간 배우자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재산은 이 변호사의 재산을 포함해 41억 원가량 급증했습니다.
이 변호사 측은 "윤석열 정권에서 친문 검사가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겠냐"면서도 논란이 된 사건들은 모두 뒤늦게 사임했습니다.
[박은정/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지난달 28일 : "착수금을 검사장 출신은 5천만 원에서 1억 정도 받는다고…. 남편의 경우에 160건을 했으니깐 160억을 벌었어야 되는거죠…."]
하지만 법조계에선 부적절한 처신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이 변호사와 함께 근무했던 현직 검사는 "형사부장으로서 보고받았던 코인 사기 사건의 관련 사건을 맡거나, 다단계 피해금으로 의심되는 거액의 돈을 받은 부분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변협 전 지도부 관계자는 "1억 원을 받으면 '전관예우'라면서 22억 원을 받는 것은 어떤 경우인가"라며 "검사장이 전관예우의 존재를 만천하에 인정한 셈"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변호사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이 변호사의 수임 과정에 불법성이 있었는지와는 별개로 검찰 내 다단계 사건 최고 전문가가 다단계 사건 피의자들의 수호천사가 됐다는 오명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김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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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ab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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