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코인 상장 뒷돈’ 재판서 “이승기가 안성현 소개···성유리 남편이라 믿어”

"하자는 대로 따랐고 나도 피해자" 주장

연합뉴스

[서울경제]

가수 MC몽(본명 신동현)이 코인 상장 뒷거래 혐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나는 음악만 하는 사람”이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MC몽은 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정도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프로골퍼 안성현 씨와 빗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종현 씨 등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다만 그는 공판이 진행된 서울남부지법이 아닌 서울동부지법에서 실시간 영상 중계를 통해 신문에 응했다.

앞서 MC몽은 재판부의 출석 요청에 세 차례 불응한 바 있다. 그는 공황 장애 등을 이유로 영상 신문을 요청했는데 재판부가 최근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날 MC몽이 증인 신문에 응한 만큼 이전에 부과한 과태료는 모두 취소했다.

검찰은 안 씨가 MC몽이 사내이사로 있던 연예기획사에 강 씨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지분 5%를 받기로 했고 보증금 명목으로 현금 약 20억원을 MC몽에게 건넸다고 보고 있다.

이날 MC몽은 안 씨와 알게 된 경위에 대해 "2021년 11월 청담동 빅플래닛메이드 사옥에서 처음 소개받았다"며 "가수 이승기가 '엄청난 투자자'라며 안씨를 소개했다. 당시 회사를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투자자를 소개받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씨는 가수 성유리의 남편이고 (지인들로부터) 안씨가 굉장히 좋은 집안이며, 좋은 기업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들었다"며 "성유리와 선후배 관계고, 그가 좋은 남자를 만났을 것이라 생각해 안씨를 믿었다"고 말했다.

MC몽은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지 계약에 대해서는 안씨가 하자는 대로 따랐다"며 "투자와 관련해서는 무조건 된다고 믿었던 사람이고 세세히 알 정도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씨가 자신을 자산가라고 소개하며 이부진 호텔신라 회장 등 유력 인사도 투자 의사를 밝혔다면서 안심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투자는 무산됐고, 자신은 안 씨 측에 20억원을 돌려줬다는 게 MC몽의 주장이다. 그는 이후 사건이 불거지자 안 씨가 그제야 20억원이 강 씨의 돈이라고 털어놨다며 자신도 안 씨 등에게 속은 피해자라고 했다.

이 전 대표와 안 씨는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강 씨로부터 A 코인을 거래소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30억원 등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 씨는 "이 대표가 상장 청탁 대금 20억원을 빨리 달라고 한다"며 강 씨를 속여 20억원을 따로 받아 챙긴 혐의도 받는다.

MC몽은 이날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증언했다. 다만 회사 임원 등에게 안 씨와의 계약에 대해 말한 시점 등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즉답하지 못했다.

그는 강 씨 측의 반대 신문 중에는 "제가 트라우마 증후군, 우울증 등을 앓고 있어서 진정제와 수면제 등도 처방받아 먹고 있다"며 "날짜로 말하라고 하면 대답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