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돌풍과 지속 가능성
유망주 영입 등 절치부심 노력
총선판 ‘돌풍의 핵’ 조국혁신당
반짝 인기 넘을 수 있을지 의문
올해 프로야구가 시작부터 뜨겁다. 무엇보다 만년 하위권을 맴돌던 한화 이글스가 3월을 7연승으로 마무리하면서 단독 선두로 나서는 등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류현진이라는 ‘빅스타’가 돌아온 것만으로도 한화가 이번 시즌 화제의 팀이 되기 충분했지만 시즌 개막 초반 안정된 투수진과 화끈한 타격으로 연일 승리 소식을 전해 프로야구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렇듯 보통 주목과 관심 정도였던 기세가 돌풍으로 변할 때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이전에는 숨죽이고 있던 ‘샤이(shy) 팬’이 수면 위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샤이 팬들이 두꺼운 껍질을 뚫고 나올 수 있을 만큼 분위기나 여건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돌풍의 발생은 현실의 분명한 반영이다. 하지만 ‘갑자기 세게 부는 바람’이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돌풍은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사안이 돌풍을 넘어 사회적 현상이 되려면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지속 가능성이다.
프로야구로 돌아와 보자. 지금 들떠 있는 한화 팬들을 보고 몇몇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 팬에게 시즌 초반 연승은 익숙한 일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매년 4월까지 선두를 내달리는 등 잘나가다가 날이 더워지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롯데를 봄에만 잘한다고 다른 구단 팬들은 ‘봄데’라고 놀린다. 롯데 팬들은 질투를 섞어 한화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경고하곤 한다. 관건은 한화가 이런 질시를 벗어나려면 봄을 지나 여름, 더 나아가 가을까지 기세를 이어가느냐다. 진짜 만년 꼴찌 한화가 달라졌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지금의 전력을 시즌 내내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도 한화는 수년간 하위권을 맴돌며 뛰어난 유망주들을 쓸어담을 수 있었고 투자를 통한 외부영입도 열심히 하면서 어느 정도 선수층을 두껍게 했다. 지금의 선전이 짧은 돌풍이 아닌 지속성을 가질 것이라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
반면 조국혁신당의 지속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두 자릿수 의원을 배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다음 국회 4년 내내 살아남을 정당이 될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물론 선명한 기치를 내세워 정국을 주도할 수도 있겠지만 군소 정당의 한계 탓에 민주당의 2중대에 머물거나 흡수될 수도 있다. 또한 20대에서 낮은 지지율을 보인다는 점에서 미래를 보여주지 못한다. 조국 당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어 사법리스크까지 안고 있다는 점도 조국혁신당의 지속 가능성을 의심하게 한다.
송용준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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